"내게 폭격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평화를 잊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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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빠와 딸이 함께 하는 평화로운 순간을 한 장 한 장 그려냈습니다.
'가족과의 행복한 순간'은 주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기도 하고, 뭐랄까요, 뻔한 내용 같기도 해서요.
가족과 나누는 평화롭고 소소한 순간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어떤 힘든 시기라도 아이들이 견딜 수 있는 버팀목이라는 걸 작가는 뼈저리게 경험했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그 순간들을 일일이 꺼내어 소중하게 엮어 책으로 내보인 것일 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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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민신문 안지은]
▲ '내 옆의 아빠' 수쉬 /주니어김영사 |
ⓒ 화성시민신문 |
나는 이런 그림책을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예쁘고 행복한 그림이 연이어 계속 나오는 책은 덮고 나면, '예쁘네' 하고 마는 경우도 있고요. '가족과의 행복한 순간'은 주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기도 하고, 뭐랄까요, 뻔한 내용 같기도 해서요.
그런데 요즘 이 책을 곧잘 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전쟁이 일어나서요. 네, 우크라니아 전쟁을 말합니다. 어제도 났고, 오늘도 났지요. 그리고 내일도 날 거고요. 다음 주에도, 다음달 에도, 다음 해에도.
작가는 어떤 기억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너무 복잡해서 이유를 이해하기조차 어려운 그쪽 나라 이권 다툼이 작가의 어린 시절에 그늘을 만든 걸까요?
가족과 나누는 평화롭고 소소한 순간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어떤 힘든 시기라도 아이들이 견딜 수 있는 버팀목이라는 걸 작가는 뼈저리게 경험했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그 순간들을 일일이 꺼내어 소중하게 엮어 책으로 내보인 것일 지도요.
<내 옆의 아빠>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평화로 빈틈없이 채워진 나날. 이것이,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처음 일어났을 때, '전쟁 중'이란 게 실감이 났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일상에서 전쟁에 대한 인식은 서서히 옅어졌습니다. 내 일상에서 전쟁은 사라진 것이지요. 아니면, 지구 몇 군데 정도에서는 전쟁 중인 게 당연해 진 걸까요? 나의 평화로운 일상은 너무 당연해서, 평화인지조차 모르는 걸까요?
지금 수쉬 작가의 귀에는 폭격 소리가 들릴까요?
나는 당장 내 머리 위에서 폭격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지금이 전쟁 중인지 잊고 있는 때가 많습니다. 나 같은 사람들 때문에, 평화가 산산조각 나는 경험을, 이 세상에서, 나와 다르지 않은 누군가가 또 하게 되는 게 아닐까요?
평화가 당연하기 위해서는, 평화를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아야 하는 아이러니.
그 아이러니를 골치 아프다고 내던지지 않고 끝까지 안고 가겠다고 다짐하게 만드는 작가와 그림책입니다.
*수쉬 작가의 홈페이지http://vskafandre.com와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vskafandre입니다.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면 fineartamerica.com/overview/lookbooks/soosh-ukraine 링크가 있습니다. 해당 사이트에서 우크라나이 구호를 위한 기금을 위해 수쉬의 작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My boy' 'Together' 'Sister' 'Family' 작품에서 그려지는 가족들을 표정과 몸짓, 꼭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최선책 책방지기 안지은
경기 평택시 고덕면 고덕여염로 20 1706동 1층
0507-1365-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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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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