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현장] 이중옥·김대건 '파로호', 의심과 불안으로 점철된 웰메이드 심리 스릴러

류지윤 2022. 8. 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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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개봉

배우 이중옥과 신예 김대건이 음산한 심리 스릴러 '파로호'로 여름 극장가에 나선다.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파로호'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 임상수 감독, 이중옥, 김대건, 강말금, 김연교가 참석했다.


'파로호'는 노모의 실종 이후 주인공 도우(이중옥 분)와 관계된 세 인물 간 펼쳐지는 일상과 파문을 담은 심리 스릴러로 한국영화아카데미 KAFA의 신예 임상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임상수 감독은 "4년 전 이 시나리오를 쓸 때 30대 말이었고 영화를 시작한 지 10년 정도 됐었다. 내가 과연 영화 감독이 될 수 있을까, 세상과 더 도태되는건 아닐지란 감정이 있었다. 그 때의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꺼낸 글을 쓰고 싶었다. 그래서 태백으로 글을 쓰러 갔고 허름한 모텔을 찾았다. 그 때 여사장이 굉장히 외로워보였다. 그 모습으로 '파로호'가 시작됐다"라고 영화를 연출한 배경을 밝혔다.


이어 임상수 감독은 "처음에는 단편으로 완성했고 장편으로 확장시키고 싶었다. 이 과정에서 도우 캐릭터가 욕망을 분출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댐이 연상됐다. 그래서 호수를 찾았다. 보통 댐의 이름에는 지명이 붙는데 파로호는 어감이 예뻤다. 파로호에 쌓여있는 시체들도 도우의 심연과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영화 제목을 '파로호'로 지은 이유를 설명했다.


치매 노모를 돌보며 살고 있는 도우 역의 이중옥은 "이야기가 반전도 있고 잔인하다. 저보다 더 기복을 잘 끌고 갈 수 있는 분이 해야 할 것 같았지만 제가 도우를 연기하게 돼 기분이 좋았다. 배우로서 하고 싶었던 작품"이라고 전했다.


임상수 감독은 "이중옥이 악역을 많이 하셔서 처음에는 걱정이 됐다. 중후반 도우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나오기 위해 초반 소심한 느낌이 세팅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이 만나기 전에 염려됐다. 만나고 난 후에는 사라졌다. 이중옥이 밖으로 에너지를 배출하기 보다는 안으로 쌓는 느낌을 받은 것이 결정적이었다"라고 도우로 캐스팅한 이유를 덧붙였다.


이중옥은 "영화 중후반에 반전이 있어서 그걸 들키지 않으려 노력했다. 또 도우의 영화 속 밖의 시간은 어땠을까란 생각을 했다. 제게는 그게 중요한 문제였다"라면서 "반전까지 호흡을 터뜨리지 않으려고 조절했다. 또 마을 주민들을 만났을 때 도우의 감정변화도 잘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을 말했다.


강말금은 화천에서 작은 미용실을 홀로 운영하며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남편을 간병하고 있는 혜수를 연기했다.


강말금은 "임상수 감독의 영화를 2018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본 적이 있다. 그 때 인사하고 다음에 함께 하고싶다고 말씀드렸다. 시간이 지난 후 '파로호'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영화의 분위기가 있었다. 감독님이 한 글자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아 좋은 결과가 나올 거란 믿음을 가지고 참여했다"라고 합류한 이유를 말했다.


강말금은 "제 남편 역의 성도현과 사진 촬영 때문에 크랭크인 되기 전 만난 적이 있다. 이후 촬영장에서 만났을 때 10kg를 감량해왔다. 내가 할 일을 저 배우가 해주고 있구나 싶었다. 배우로서 존경스러웠다. 이 자리에서 다시 말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김대건은 정체불명의 인물 호승을 연기했다. 김대건은 "호승은 땅에 붙어 있지 않아 그 지점이 어려웠다. 호승이 하는 행동과 말들이 어떤 타당성을 가져야할까를 만힝 고민했다. 감독님과 대화 하면서 도우가 쇠사슬에 묶여있는 것처럼 억압받고 있다면, 그걸 풀어주는 심적인 존재라고 접근하면 될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임상수 감독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에서 모텔의 음습함을 바닥에 깔고 이후에 호승이란 인물이 실존 인물인가, 허구인가란 질문을 계속 던지는게 영화 콘셉트였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김대건은 이중옥과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워낙 편하게 대해주셨다. 현장에서 놀아야 한단 생각이 컸지만 사람이 긴장하다보면 움츠러든다. 하지만 선배님이 편하게 해주셔서 시도하고 도전해 볼 만한 마음가짐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미리 역의 김연교 역시 이중옥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김연교는 "저에게 미리 역할은 도전이었다. 선배님은 기억하실지 모르지만 촬영 중 '연교야 너 지금 되개 좋았다'라고 말해준 적이 있다. 그 말이 저에게 두고두고 힘이 됐다. 아직도 긴장될 때마다 그 칭찬을 떠올린다"라며 이중옥에게 의지했음을 전했다.


강말금은 "요즘 대부분 영화들이 주인공에게 이입하고 뜨거운 가슴으로 관람하길 바라지 않나. 하지만 이 영화는 차갑게 보게 된다. 영화를 보며 계속 머릿 속에서 대결 구도와 질문이 바뀐다. 영화 후반 서서히 번져가는 정서가 처음으로 느껴졌다. 영화가 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파로호'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임상수 감독은 "호승이 실존하지 않는 인물이면 도우가 가해자가 되고, 실존하는 인물이면 도우가 가스라이팅 피해자가 된다. 이 부분을 제일 고민했다. 영화를 본 후, 각자 다르게 판단할 수 있는 영화이길 바랐다"며 "첫 영화라 미흡할 수 있지만 진심을 다해 만들었다. 극장에 좋은 영화가 많지만 '파로호'에도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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