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식물성 캔 햄'으로 '톱' 노리는 대안육 전도사

노승욱 2022. 8. 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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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LOUNGE]

“저는 비건이 아닙니다. 소비자에게 고기를 먹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도 아니죠. 문제는 지금까지 우리가 먹어온 고기의 질이 무척 안 좋다는 것입니다. 가공육을 개선해 몸에 더 이로운 식품을 먹어야 합니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54)의 ‘대안육(대체육)’ 전도사 행보가 식품업계에서 화제다.

송 대표는 최근 ‘베러미트(Better meat) 신제품 론칭·비전 설명회’를 열고 캔 햄 신제품인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을 선보이며 국내외 대안육 시장 육성 계획을 밝혔다. 샌드위치와 햄버거 패티용 대안육에 이어 이번에는 대두단백, 식이섬유 등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캔 햄 제품을 선보였다.

사실 식음료업계는 국내 유통업계에서도 가장 보수적이고 변화가 더딘 시장이다. 카테고리별로 기존 강자들의 브랜드 파워와 소비자 충성도가 높은 데다 신생 업체가 들어와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 기존 업체들이 막강한 유통 파워로 흐름을 끊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럼에도 신세계푸드는 ‘업계 최초’라 불리는 혁신 사례를 쏟아내며 식음료업계의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식품업계 최초로 선보인 에어프라이어 전용 브랜드 ‘에어쿡’을 비롯해, 가성비 콘셉트로 버거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노브랜드버거’, 국내 최초 식물성 정육델리 ‘더 베러’,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 등이 대표 사례다.

이 같은 혁신 행보를 이끄는 이는 2020년 신세계푸드의 지휘봉을 잡은 송현석 대표다. 그는 취임 이후 식품 제조, 식자재 유통, 급식 등 그동안 신세계푸드가 영위해온 B2B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MZ세대를 비롯한 일반 소비자들을 잡기 위한 B2C 사업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며 체질을 바꾸고 있다.

1968년생/ 미주리주립대 신문학부/ 노스웨스턴대 마케팅 석사/ 1995년 CJ Entertainment 미주법인 매니저/ 1999년 AOL-타임워너 워너뮤직 마케팅부장/ 2002년 맥도날드 마케팅팀장 / 2004년 얌 브랜즈 피자헛 코리아 마케팅 총괄 이사/ 2010년 오비맥주 마케팅 총괄 부사장/ 2018년 신세계푸드 마케팅담당 상무/ 2020년 신세계푸드 대표(현)

▶자타 공인 마케팅 전문가

▷B2B → B2C 사업 영역 확대

송 대표는 자타 공인 마케팅 전문가다. 미국 미주리대와 일본 조치대에서 신문학을 전공한 뒤, 마케팅 사관학교인 노스웨스턴대에서 마케팅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당시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 교수와 IMC(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창시자 돈 슐츠 교수 등에게 배웠다.

AOL타임워너, 맥도날드, 피자헛 등 글로벌 소비재 기업에서 브랜드 전략, 신제품 개발, 소비자 마케팅, 유통 영업 등을 두루 섭렵했다. 2007년 피자헛의 모기업인 얌브랜즈 본사에 발탁돼, 4년간 전 세계 100개국의 피자헛 글로벌 마케팅 총괄 업무를 수행했다. 송 대표는 “스캇 버그린 피자헛 사장, 미키 팬츠 KFC 사장, 래리 라잇 맥도날드 CMO 등으로부터 선진 마케팅의 진수를 직접 전수받았다”고 말한다. 2010년에는 오비맥주 마케팅 총괄 부사장으로 선임돼 ‘카스’와 ‘OB’ 브랜드 확립에 기여했다.

특히, 오비맥주 시장점유율을 단기간에 40%에서 60%로 성장시켜 오비맥주가 15년 만에 맥주업계 1위를 탈환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 결과 2009년, 오비맥주는 오비맥주를 팔아치웠던 세계 1위 맥주 회사 AB인베브에 5년 만에 약 3배의 시장 가치로 회사를 되팔린다. 이는 아시아 사모펀드 투자 역사상 최고의 성공 신화 중 하나로 꼽힌다. 2013년 한국마케팅협회 선정 ‘한국의 마케터’, 2017년 마케팅클럽 선정 ‘올해의 인물(Man of The Year)’에 오르기도 했다.

2018년 신세계푸드에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영입된 송 대표는 앞선 대표들이 진행한 인프라 투자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콘텐츠 투자에 힘을 쏟았다.

대표적인 것이 올해 6년 차를 맞는 ‘올반’이다. 송 대표는 2014년부터 운영해온 한식뷔페 ‘올반’을 가정간편식 브랜드로 확장했다. ‘올반’ 간편식의 가능성을 확인한 후 급변하는 인구 변화와 조리 트렌드에 착안해 1~2인 가구를 위한 소포장 육류, 김치찌개, 미역국, 곰탕 등 제품 가짓수를 250여종으로 확대했다.

유통 채널도 이마트, SSG닷컴 등 신세계그룹 내 채널을 넘어 GS리테일, 미니스톱 등 타 오프라인 채널과 쿠팡, 마켓컬리, 카카오, CJ오쇼핑, GS홈쇼핑 등 온라인으로 확대했다.

외식 사업 분야에선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그간 신세계푸드는 씨푸드 레스토랑 ‘보노보노’, 한식뷔페 ‘올반’, 아메리칸 게스트로펍 ‘데블스도어’, 건강음료 ‘스무디킹’ 등 10여개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외식 시장은 경쟁이 심하고 트렌드 변화가 빨라 장기간 수익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섰다. 이에 송 대표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가성비로 소비자에게 확실한 편익을 줄 수 있는 브랜드 개발에 집중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노브랜드버거, 노브랜드피자다. 특히, 노브랜드버거는 2019년 8월 첫 매장인 홍대점을 오픈한 이후 가맹사업에 나서며 업계 최단 기간인 1년 6개월 만에 100호점 달성에 성공했다.

▶‘푸드테크 전문 기업’ 비전

▷“F&B가 신세계 핵심 콘텐츠”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신세계푸드는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송 대표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는 입장이다.

“아직 성장이라 하기에는 부족하다. 신세계푸드는 3개 사업군이 접붙이기 된 회사라 사실 내부적으로 시너지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것을 찾아가면서 조금 더 경량화하고 효율화하는 과정에 있다. 성장은 지금부터 만들어가는 것이다. 신세계는 이마트, 이마트24, 스타벅스 등 오프라인과 SSG닷컴, 이베이 등 온라인 기업이 뭉친 기업인데 이런 옴니 플랫폼에서 중요한 것이 콘텐츠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F&B라 생각한다. 신세계푸드 역할이 그런 의미에서 매우 크다.”

송 대표는 미래 성장을 위해 다양한 푸드테크 사업을 적극 추진해간다는 계획이다. 미국에 대안육 전문 자회사 ‘베러푸즈(Better Foods)’를 설립하고 글로벌 대안식품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기존 식품 업체와 똑같은 전략으로는 결국 후발 주자밖에 될 수 없다. 기존에 해오던 영역이 아닌, 신세계푸드가 잘할 수 있는 경쟁력을 토대로 새로운 판을 만들고 해당 영역에서 선두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 신세계푸드의 비전은 푸드 콘텐츠 기업, 푸드테크 기업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 사업은 사업부 간 시너지와 혁신을 통해 푸드테크 콘텐츠로 고도화하고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인 대안육, 스마트팜 등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 푸드테크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키워갈 생각이다.”

[노승욱 기자 / 일러스트 : 김연호]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71호 (2022.08.10~2022.08.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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