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다시 뛸까..MS·아마존·구글 '맑음' 메타는 '흐림'

김기진 2022. 8. 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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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에서 살아남기](58)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 대부분이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그럼에도 최근 주가는 바닥을 딛고 반등하는 모습이다. 일시적인 랠리에 그칠지,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 투자자 이목이 집중된다.

빅테크 기업 대부분이 2분기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는 빅테크 실적과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는다. 사진은 아마존이 운영하는 무인 상점 ‘아마존 고’ 매장. (아마존 제공)

▶월가 기대치에 못 미친 2분기 실적

▷메타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매출 감소

2분기 빅테크 기업 대부분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2 회계연도 4분기(2022년 4~6월) 매출(518억7000만달러)이 월가 예상치(524억4000만달러)에 비해 6억달러가량 낮다. 주당순이익(EPS) 역시 2.23달러를 기록하며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컨센서스(예상치 평균) 2.29달러를 밑돌았다. PC 시장 성장 둔화, 게임기 수요 감소가 발목을 잡았다.

알파벳 역시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2분기 매출은 696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다.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월가 컨센서스 699억달러와 비교해도 적다. 2분기 EPS는 1.21달러로 역시나 시장 전망치인 1.28달러를 넘지 못했다.

아마존은 2분기 순손실 20억달러를 기록했다. 1분기 순손실 38억달러를 낸 데 이어 2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갔다. 아마존이 투자한 전기차 업체 리비안 주가가 급락하면서 손실 39억달러가 발생한 것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보유한 소셜미디어 대장주 메타 역시 고전 중이다. 2분기 메타 매출은 288억2200만달러다. 1년 전보다 1% 감소했다. 메타 매출이 감소한 것은 2007년 상장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순이익은 1년 전보다 36% 급감한 66억8700만달러다. EPS는 2.46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2% 줄었다. 월가에서는 매출 289억4000만달러, EPS 2.59달러를 기대했는데 이를 밑돌았다.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광고 사업이 부진한 여파가 컸다.

▶하반기부터 반등 기대

▷메타는 회복에 시간 걸릴 듯

2분기 실적이 부진했음에도 최근 빅테크 주가는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4~6월 실적 발표 다음 날인 7월 27일 마이크로소프트는 268.74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전일 대비 상승률 6.7%를 기록했다. 이후 8월 3일 종가 기준 282.47달러까지 뛰었다. 아마존(7월 28일)과 알파벳(7월 26일) 또한 실적 발표 이후 8월 3일까지 각각 14.1%, 12.44% 상승했다. 2분기에는 성과가 안 좋았지만 하반기에는 매출과 EPS 등 주요 지표가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주가가 뛴 것으로 분석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7월 말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도 상승세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도 빅테크 주가 조정이 상당 부분 진행됐으며 하반기부터 실적과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제시한다.

기업별 호재도 꽤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사업이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클라우드 부문은 2022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뛰었다. 정나영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의 대규모 계약, 장기 계약 건수가 증가하고 상업용 수주 규모가 3분기 연속 30%대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부 매출 비중이 40.2%까지 커진 만큼 클라우드 부문 성장세가 전체 실적에 기여하는 정도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주춤했던 게임 부문 역시 반등 기대감이 크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블리자드 인수를 통해 게임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메타버스 신사업 진출 등 시너지 창출도 기대된다. 주가가 충분히 조정을 받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낮아진 지금이 매수 기회를 탐색하기에 좋은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알파벳은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디지털 광고 시장 성장 둔화가 여전히 악재다. 하지만 구글 검색 광고 등 충성도가 높은 상품을 보유해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받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앤드류 분 JMP증권 애널리스트는 “광고 시장 업황이 안 좋지만 구글 검색 광고 수요는 견고하다. 인공지능(AI)이 광고주와 소비자 만족도를 끌어올리면서 디지털 광고 시장 내 알파벳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향후 유튜브 내 쇼트폼(짧은 동영상) 콘텐츠가 실적 개선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예지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유튜브는 월간 사용자 수(MAU) 대비 수익화가 진행되지 않은 플랫폼이다. MAU 10억명을 보유한 틱톡은 2021년 연간 매출 580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MAU 30억명을 보유한 유튜브 2021년 연간 매출은 288억달러에 불과하다. 아직 유튜브 매출 성장동력이 남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아마존은 유가 안정화, 인원 감축 등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영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2분기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내려오면서 물류비용이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주식보상비, 인건비, 고정비 등이 줄면서 영업이익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클라우드 부문(AWS)이 꾸준히 성장하고 이커머스 부문 충성도가 높다는 것도 긍정적인 전망을 뒷받침한다. 김재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클라우드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AWS는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AWS 인프라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이커머스 사업은 시장 성장 둔화에도 견고한 매출을 내고 있다. 물류 효율성 개선 등을 고려하면 3분기부터 아마존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전했다.

다만 메타는 실적과 주가가 본격적인 반등세에 들어서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단기간 내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요소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광고 시장 성장 둔화, 틱톡을 비롯한 다른 서비스와의 경쟁 심화 등 메타 앞에는 악재가 산재했다. 이 가운데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메타버스는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메타는 소송에 잇따라 휘말리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가상·증강현실 기반 예술품 전시 회사 메타X는 최근 메타가 메타X 브랜드명을 가로챘다고 소송을 걸었다. 이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도 메타가 가상현실(VR) 기업 위딘을 인수하지 못하게 해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로라 마틴 니드햄 애널리스트는 “메타버스에 투자하면서 사업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메타는 자사 플랫폼에서 ‘릴스(짧은 동영상을 공유하는 기능)’ 이용자를 확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릴스는 뉴스피드 등 다른 기능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 스냅챗, 틱톡 등 경쟁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투자의견으로 매도를 제시했다. 서영재 애널리스트 역시 “주가가 많이 조정을 받아 단기적으로 반등할 수는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상승세에 진입할 수 있도록 이끌 만한 요소가 없다”고 보탰다.

[김기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71호 (2022.08.10~2022.08.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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