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또 통보없이 황강댐 방류 추정..통일부 "피해없으나 예의 주시"
북한이 집중 호우로 인한 댐 방류 시 사전에 통지해 달라는 우리 정부의 요청에 또 응하지 않고, 임진강 상류 황강댐을 방류한 것으로 추정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8일 "북한 지역에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서 북한이 황강댐 수문을 열고 닫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강수 상황에 따라 황강댐의 수위를 조절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으로부터 황강댐 방류와 관련해 통보는 없었다"며 "방류 여부는 북측의 통보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한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황강댐 방류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의 수위는 이날 오전 7시 기준 1.24m였으나, 오후 7시 30분에는 5.2m로 상승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6월 28일 입장문을 내고 "장마철 남북 접경지역 홍수 피해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북측에 댐 방류 시 사전 통지를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그러나 북한은 6월 말 장마로 집중호우가 쏟아지자 통보 없이 황강댐 방류를 시작한 데 이어 이번에도 남측에 통보하지 않고 수문을 연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황강댐 방류로 우리 측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면서도 "다만 오늘·내일 북한 지역에 많은 비가 예보됐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환경부와 지자체, 군 당국 등 관련 기관과 협력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09년 북한이 예고 없이 황강댐 물을 방류해 연천군 주민 6명이 사망했다. 이 일을 계기로 남북은 같은 해 10월 '임진강 수해방지 남북 실무접촉'을 하고 북한이 댐 방류 시 사전 통보하기로 합의했으나, 이 합의는 2010년까지 지켜지다가 2011년부터 유명무실해졌다.
이로 인해 2016년과 2020년에도 북한이 예고없이 방류한 물에 어선 8척 및 어구 등이 떠내려가면서 수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하는 등 경기도 연천, 파주 등에 수해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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