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천만원 먹튀 논란 에바종, 사무실 철수.. 폐점 절차 들어가나

반진욱 윤은별 2022. 8. 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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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임대료 못 내 아예 사무실 방 빼
소비자 카드사로부터 "폐점절차 진행 중" 안내 들어
8월 8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에바종 사무실. 에바종은 건물 임차료도 장기간 밀리다, 전날인 8월 7일 사무실을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윤은별 기자)
숙박비 먹튀'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호텔 예약 대행사 '에바종'이 사무실을 비운 것으로 확인됐다. 폐점 절차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월 8일 에바종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본사 사무실을 모두 정리한 채 비운 상태다. 이날 기자가 찾은 사무실에는 당초 달려 있던 외부의 에바종 로고가 사라져 있고, 내부 역시 복합기 한 대 외에 모든 집기가 사라진 채 비어있었다. 에바종은 전날인 8월 7일 사무실을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건물 관리인은 "에바종은 월세도 장기간 밀려있었는데, 이와 상관없이 우선 방을 빼기로 건물주와 합의했다는 얘기가 들려온다."면서 "대표도 직원도 보이지 않은 지 열흘이 넘었다"고 전했다. 에바종의 사무실과 같은 층을 쓰는 다른 업체의 직원 역시 "오늘 출근하니 갑자기 사무실이 비어 있었다"고 귀띔했다.

에바종이 사무실을 비운 것은 폐점 절차를 밟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에바종이 '폐업이 아닌 사업을 계속해 나가기 위해 사무실을 닫고 전 직원 재택 근무에 돌입한다. 현재 투자 유치 및 인수 합병 등의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힌 것과 배치되는 움직임이다. 에바종은 지난 8월 2일부터 '전 직원이 재택근무 중'이라는 안내문을 붙인 채 사무실 문을 닫은 바 있다. 한편 카드사들은 소비자에게 “에바종이 폐점 절차를 진행 중이라 회수할 방법이 없다”는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바종 피해자들이 모인 카톡방에서 한 피해자는 “제가 결제한 카드사는 (소송을 제기한다고 해도) 패소 확률이 높다고 답했다. 업체가 폐점해 대금 회수 방법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란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에바종은 고급 숙소 숙박권을 주로 판매하는 온라인 숙소 예약 대행업체다. 2012년 홍콩 금융권에서 일하던 프랑스인 에드몽 위그 제라르 드 퐁트네가 설립했다. 프라이빗 회원제로 운영하면서, 엄선된 국내외 고급 호텔·리조트를 30~7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해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소비자로부터 먼저 숙박료를 입금받고도 숙박업체에는 돈을 입금하지 않으면서 '먹튀' 피해자가 속출했다. 특히 일정 기간 여러 호텔에서 자유롭게 숙박할 수 있는 '호텔패스' 상품을 판매했는데 이게 더 큰 문제가 됐다. 이 경우 성인 1인당 1년 가격이 1000만원을 호가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피해액은 10억원에 달한다는 후문이다. 현재 남대문경찰서가 수사 중이며, 공정위 역시 조사에 착수했다. 프랑스 국적인 에드몽 드 퐁트네 에바종 대표에게는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졌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꾸준히 적자를 이어온 ‘에바종’의 운영사 본보야지는 현재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6월~8월에는 금융기관 채무를 갚지 못해 서울보증보험이 대위변제를 했다.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채무 불이행으로 서울지방법원에서 채무불이행자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반진욱 윤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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