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장관 9일 칭다오 회담..'사드 3불' '칩4' 현안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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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이 8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를 방문해 9일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한다.
지난달 인도네시아 발리 회담에서 탐색전을 벌인 두 장관은 '사드(THAAD) 3불' 유지,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 '칩4' 동참 여부 등 민감한 현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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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익 차원에서 현안에 대한 분명한 입장 밝힐 것"
향후 5년 한·중 관계 가늠할 시험대
박진 외교부 장관이 8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를 방문해 9일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한다. 지난달 인도네시아 발리 회담에서 탐색전을 벌인 두 장관은 ‘사드(THAAD) 3불’ 유지,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 ‘칩4’ 동참 여부 등 민감한 현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윤석열정부는 그간 한·미동맹 강화, 상호 존중에 기반한 한·중 관계를 강조해온 만큼 이번 칭다오 회담은 향후 5년 양국 관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시험대로 평가된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출국 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방중 기간 북한 비핵화, 공급망 안정 등 안보와 경제 분야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할 것”이라며 “국익 차원에서 당면한 현안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왕 부장과의 회담에서 우선 칩4 참여가 중국을 배제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적극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중국과도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를 위한 소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열리는 칩4 예비회의 결과를 보고 최종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칩4 예비회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미국 측에 전달하고 회의 세부 의제나 참여 수준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예비회의에 참석하는 건 사실상 칩4 동참을 결정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칩4에 참여하는 데 있어 보다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협의체 구성 단계부터 참여해야 ‘룰 메이커’로서 우리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한국이 칩4 참여를 공식화하면 중국은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반도체가 4차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만큼 중국은 사전 경고 의미로 강하게 반대하는 것 같다”며 “2017년 사드(THAAD) 사태 때보다 더 크게 반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중국이 한국을 겨냥한 보복 조치를 꺼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사드 3불은 한·중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사안이다. 박 장관은 지난달 2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3불 정책은 우리가 중국과 약속하거나 합의한 게 아니고 우리 입장을 설명한 걸로 안다”며 “중국이 ‘약속 했으니 지키라’고 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자 중국 외교부는 “새로운 지도자는 과거의 묵은 빚을 외면할 수 없다”며 사드 3불 유지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에 주중 한국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새 정부가 챙겨야 할 옛날 장부는 없다”고 다시 한번 못박았다.
사드 3불은 문재인정부가 2017년 10월 중국과 사드 갈등을 봉합하면서 발표한 “사드 추가 배치를 검토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체계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안보 협력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세 가지 입장이다. 중국은 ‘한국의 엄중한 발언’ 식의 표현을 써가며 이를 약속처럼 취급하는 태도를 보였다. 양국 사이 드러난 입장차가 외교장관 회담에서 어느 정도 수위로 표현될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고조된 대만해협의 긴장 상황과 미·중 갈등 문제도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최근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에서 “대만해협에서의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될 경우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도 부정적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담에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 강화도 다뤄질 전망이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김영선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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