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서양 문화 접목한 150년 된 전통한옥..윤보선 고택
[퍼즐] 박나니의 한옥 이야기(1)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옥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일고 있다. 회색빛 바다와도 같은 폐쇄적이고 획일적인 콘크리트 아파트 단지에서 자라난 젊은 세대가 이런 주거 방식에 싫증을 느낀 나머지 훨씬 더 개방적이고 다양한 모습을 지닌 우리의 전통 한옥에 시선을 돌리게 된 것이다. 전통적이라고는 하나 요즘 한옥은 한옥의 외관은 유지하되 내부는 현대적인 생활방식에 맞춰 변한 한옥이 많다. 한옥 이야기는 지난 2019년 발간된 책『한옥』에서 다루고 있는 한옥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윤보선 고택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한옥을 고르라고 하면 의심할 여지 없이 윤보선 고택이 첫손가락에 꼽힐 것이다. 다섯 세대에 걸쳐 고풍스러운 안국동 일대를 지켜온 이 고택은 현존하는 북촌 인근 한옥들 가운데 유일하게 19세기에 지어진 전통 한옥이다. 흔히 ‘안국동 윤보선가’로 불리는 이 가옥은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윤보선 전 대통령의 생가로서 아직까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장소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4대 대통령을 지낸 윤보선 전 대통령은 이 건축물의 가장 저명한 소유자이자 거주자였는데, 집 앞으로 나 있는 좁고 아름다운 길의 명칭 역시 그의 이름을 따 붙여졌다. 윤보선 전 대통령은 임기를 마친 후에도 1980년까지 정계에서 활동했으며, 이 고택은 그가 야당을 이끄는 시기에 정치인들 간 만남의 장소로 활용되었다. 한때 두 채의 한옥 사이 안뜰이었던 곳에 위치한 윤보선 고택에는 현재 윤보선 전 대통령의 아들이 거주하고 있다.
1870년대에 지어진 윤보선 고택은 그의 자손들이 살고 있는 안채와 그 주위에 있는 여러 채의 별채로 이루어져 있다. 윤보선 전 대통령은 영국 에든버러 대학교에서 학부를 마치고 돌아온 후 서양 문화를 수용해 우리나라 문화와 융합하고자 했다. 시대를 앞서서 이질적인 두 문화를 융화하고자 한 시도는 윤보선 전 대통령이 외국 고위 인사들을 접객하기 위해 지은 다이닝룸에서 도드라지게 드러난다. 다이닝룸 중앙에 위치한 식탁은 한국의 전통 좌식 식탁인 자개상을 서양의 입식 문화에 맞춰 제작한 것이다. 윤보선 전 대통령은 서양식 식사 문화에 맞는 식기류뿐만 아니라 식탁마저도 집을 방문하는 외국 고위 인사들을 배려해 배치하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윤보선 고택을 둘러싸고 있는 높은 담벼락 안에는 단지 내 여러 건물이 낮은 담장들에 의해 나뉘어 있는데, 현재 거주하고 있는 윤보선 전 대통령의 자손들은 그중 안채에서 생활하고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옥은 현대적 생활방식에 맞추어 변해왔지만 내부 구조는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윤보선 고택은 그 역사와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438호로 지정되었고, 외국 고위 인사들을 맞을 때나 중요한 행사들을 주최할 때 사용되고 있다.
작가 puzzletter@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군복 풀어헤친 벗은 몸 SNS에 올리자…육군 금지령 내렸다
- '10월의 신부' 김연아 블랙드레스 자태 깜짝…"새 인생 시작"
- "내연녀·혼외자에 약속한 유산…불륜 끝났는데 안줘도 되나요"
- "면치기 안해요?" 이정재 지적한 이영자…이 장면이 부른 논란
- "26년 키운 시험관 아기, 아빠만 유전자 불일치"...의사 충격 답변
- 미국서 '기아 보이즈' 유행…현대·기아차 1순위로 훔쳐간다, 왜
- 아이 낳아 쓰레기봉투에 유기…'끔찍 범행' 집유 선고 이유는
- 하룻밤 맥주 100만㏄ 동났다…홍대 뒤집은 '경록절'의 사나이
- 빈집 털고, 그루밍 성폭력…추락한 스타 "정신 문제 알게됐다"
- 윤 면전서 쓴소리 던졌던 그 "'이재명 아니면 돼' 민심 착각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