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줄어드는데 '교통약자'는 늘어난다..이동편의 시설 확충 시급
전체 인구 중 3명 중 1명 꼴..정책 추진 필요성↑
국내 인구가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교통약자의 수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약자는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어린이 등 일상생활에서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을 말한다.
8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1년도 교통약자 이동편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교통약자 수는 전체 인구(약 5164만 명)의 약 30%인 1551만 명(약 10명 중 3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태조사는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 제25조에 따라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매년 실시하며, 2021년도 실태조사는 2016년 이후 5년 만에 전국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유형별로는 고령화 추세에 따라 고령자(65세 이상)가 약 885만 명으로 가장 높은 비율(57.1%)을 차지했고, 어린이(20.7%, 321만명), 장애인(17.1%, 264만명), 영유아 동반자(12.5%, 194만명), 임산부(1.7%, 26만명) 순이었다.
교통약자 수는 2016년(1471만 명) 대비 약 80만 명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인구가 약 6만 명이 감소(0.1%)한 데 반해 교통약자 수는 크게 증가(약 7%)한 것이다. 교통약자 이동편의 정책 추진 필요성과 시급성은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다.
2021년도 전국의 교통수단, 여객시설, 도로(보행환경)를 대상으로 한 이동편의시설의 기준적합 설치율은 77.3%로 조사됐다. 지난 조사(2016년)에 비해 4.8%p 증가한 것이다.
대상별로, 버스·철도·항공기 등 교통수단의 기준적합 설치율이 79.3%로 가장 높고, 여객자동차터미널·도시철도역사·공항 등 여객시설이 75.1%, 보도·육교 등 도로(보행환경)가 77.6%로 조사됐다.
교통수단과 여객시설 각각 중 기준적합률이 가장 양호한 것은 철도차량(98.9%)과 도시?광역철도역사(89.9%)였으며, 대부분 이동편의시설 기준 적합률은 2016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항공기의 2021년도 기준적합률은 73.7%로 지난 조사(2016년) 대비 크게 감소(-25.0%p)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대형항공사(FSC) 대비 상대적으로 기준적합 설치율이 낮은 저비용 항공사(LCC)와 해당 항공기 대수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여객선의 2021년도 기준적합률은 타 교통수단, 여객시설 중 가장 낮은 37.8%에 그쳤으나, 그간 정부의 여객선 이동편의시설 설치사업 등 추진 결과로 2016년(17.6%) 대비로는 20.2%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약자의 이동시 교통수단 이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역 내 이동 시에는 버스(51.6%)와 지하철(14.2%)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지역 간 이동시에는 승용차(66.2%)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교통약자별 이용형태는 다소 상이했는데, 지역내 이동에서 고령자는 대중교통 외에 도보 이동(17.3%)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장애인의 경우 장애인택시(10.7%)와 특별교통수단(7.1%) 이용비중이 타 교통약자에 비해 높았다.
지역간 이동에서도 고령자의 경우 승용차(57.9%) 외에도 시외·고속버스(24.7%)와 기차(12.3%) 등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했으나, 장애인의 경우 승용차(63%), 대중교통(시외·고속버스 10.7%, 기차 8.1%) 외에도 장애인 택시(8.1%) 및 특별교통수단(5.3%) 이용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여객시설 및 교통수단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일반인과 교통약자(총 3000명)를 대상으로 이동편의시설에 대한 만족도 조사 결과, 종합 만족도는 70.6점으로 2016년(63.0점) 대비 7.6점 상승했다. 교통수단별 만족도는 철도 80.2점, 도시·광역철도 79.0점, 항공기 76.7점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조사에서는 항공기의 만족도(70.0점)가 가장 높았으나 2021년 조사에서는 세 번째로 나타났는데,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그간 항공기 이용에 제약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윤진환 국토교통부 종합교통정책관은 "국내 전체 인구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교통약자 인구는 지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교통약자의 이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관할 교통행정기관에 미흡한 사항을 개선하도록 적극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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