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물가 5%대 가능성..24년 만에 최고 기록할까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9% 올랐다. 해당 기간 물가 평균을 전년도 같은 기간 물가 평균과 비교한 전년 누계비 기준이다. 전년 누계비 변동률은 올해 1월과 2월 3.6%에서 3월 3.8%, 4월 4%, 5월 4.3%, 6월 4.6%로 상승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로 보면 올해 1~6월에 매달 0.6∼0.7%를 기록했다. 이 같은 기세라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해 물가 상승률이 5%를 넘길 것으로 예측한다. 에너지·식료품 등 공급 측 요인으로 시작됐던 물가 상승세가 서비스 등 전방위로 확산해 고물가가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과 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달에 작년 동월 대비 4.5% 올라 2009년 3월(4.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달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6명이 예상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중간값 기준)였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석유나 식료품뿐 아니라 개인 서비스나 공산품까지 다 오르는 등 물가 상승세가 확산하고 있어 전월보다 물가가 하락하기 쉽지 않다”며 “물가 상승률이 5%를 넘는지보다 5% 중반인지, 그 이상일지가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물가 상승률을 4.7%로 예상한다. 한국은행은 올해 가을쯤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7월 6.3%(전년 동월 대비 기준)까지 치솟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10월 정점을 형성한 후 둔화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최근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점이 이런 예측의 근거로 작용한다. 배럴당 120달러를 넘나들던 국제유가는 최근 90달러 안팎으로 떨어졌다. 또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이 재개되면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전월보다 하락하는 등 곡물 가격 안정도 예상된다.
다만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중국·대만의 갈등이 공급망 차질과 국제 금융 시장 불안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불러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중요 변수다. 대내적으로는 경제 주체들 사이에서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커지고 있는 점이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
[홍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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