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소득주도성장의 '허와 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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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정권의 가장 큰 정책 이슈 중 하나인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논의는 아직 식지 않은 듯하다.
근로자와 가계의 실질소득 향상을 통해 국내 소비를 증진하고 이를 통한 선순환으로 경제성장의 동력을 추구하자는 소득주도성장의 이상에는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최저임금의 보장과 인상은 그 자체로도 근로자의 삶을 견지하는 중요한 정책이지만 소득주도성장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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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 지난 정권의 가장 큰 정책 이슈 중 하나인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논의는 아직 식지 않은 듯하다. 근로자와 가계의 실질소득 향상을 통해 국내 소비를 증진하고 이를 통한 선순환으로 경제성장의 동력을 추구하자는 소득주도성장의 이상에는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혹자는 여전히 소득주도성장은 유효한 정책이지만 시기적으로 금융위기 직후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물가상승 등 세계적 여건이 맞춰주지 않아 아직 그 빛을 보지 못했다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 자체로 잘못이다. 경제성장 정책은 통제된 실험실과 같은 가정된 상황에서만 적용되는 허약한 정책이 돼서는 안된다. 불확실한 미래와 여러 경제 여건 변화에도 순항할 수 있는 강건한 경제성장 정책이야말로 진정한 미래정책이라 할 수 있다.
최근 급격한 대미 환율 상승에서 볼 때 소득주도성장의 취약점이 더욱 잘 드러난다. 우리 대한민국은 기축통화국이 아니다. 환율 상승이 동반되면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해도 비기축통화국으로서 통화정책에 한계가 있어 가계의 실질가처분소득 수준을 보장하기 어렵다. 물가상승은 소비심리의 위축을 가져와 소득주도성장의 선순환이 아닌 그 반대인 악순환이 반복된다. 여기에도 혹자는 물가상승이 가파르지 않으면, 환율이 안정되는 등 상황이 호전되면 소득주도성장이 다시 찾아오리라고 아집을 부릴지 모른다.
하지만 실상의 경제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살아있는 동물과 같고 정책 입안자가 원하는 상태로 박제된 것이 아님은 당연하다.
최저임금의 보장과 인상은 그 자체로도 근로자의 삶을 견지하는 중요한 정책이지만 소득주도성장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미국도 바이든 정부에서 연방 최저임금 수준을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하는 것이 근래에 논쟁이 된 적이 있지만 많은 기업과 사업자가 자발적으로 임금을 이미 상당 수준 높인 데다 급격한 물가상승이 겹치며 최저임금의 인상은 더이상 실효성이 없어지고 논의 대상이 아닌 게 됐다.
이에 비해 우리는 소득주도성장과 맞물려 2018~2019년 급격하게 인상된 최저임금의 효과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실질소득의 안정을 보장하는 최저임금의 꾸준한 인상은 바람직하다. 다만 그 시기와 속도는 중요한 문제다. 필자의 최근 연구에 의하면 동 기간 최저임금의 인상은 고용의 감소, 임금 및 노동비용의 증가와 함께 노동생산성의 상승을 가져왔다. 중요한 점은 상당한 고용이 생산성이 낮은 사업체에서 높은 사업체로 이동한 모습이 발견된다. 이러한 자원의 기업 간 이동을 통해 나라 전체의 생산성이 향상되는 점은 통계상으로는 좋은 모습일 수 있다.
하지만 노동 조건이 열악한 소규모 사업체의 생산성이 일반적으로 낮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근로자의 소득은 오히려 감소할 수 있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즉 소득주도성장을 위한 최저임금의 인상이 열악한 조건하의 노동자 소득을 오히려 감소시키는 해악을 가져온 모습이다. 아울러 같은 기간에 해외로 생산기지 등을 옮기는 오프쇼어링을 통해 노동비용 감소를 꾀한 기업이 크게 늘면서 오히려 일자리가 외국으로 빠져 나가는 역설적 상황도 발생했다.
최근 우리는 급격한 물가상승, 환율불안, 주택담보대출 등 과도한 가계부채에 떠밀려 피할 수 없어 보이는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 등 시계 제로인 경제상황이다. 정책입안자로서 당장은 앞으로 나아가기도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난관은 과거의 정책을 돌아볼 기회도 준다. 잘못된 정책을 반복하지 않는 것 ,이것이 오히려 첫 걸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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