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폭격..어린이 6명 등 32명 사망

김서원 2022. 8. 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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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공습을 가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사흘째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인 가자지구에서 이슬람 무장단체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해 희생자가 32명으로 늘었다고 로이터·AP통신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국군 대변인은 전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IDF)이 지난 5일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있는 무장단체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 거점을 향해 기습 공격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 당국은 5일부터 이어진 이스라엘 군의 공격으로 어린이 6명을 포함해 최소 32명이 숨졌고 215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6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PIJ는 이란의 지원을 받아 이스라엘에 대해 무력 저항하는 단체로, 몇몇 서방국가에 의해 테러 조직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으로 PIJ 고위급 지도자 타이시르 알자바리를 포함한 15명의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을 제거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민간인 거주 지역 내 무기 보관소와 가옥 650여 채가 파손됐다.

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 지도자가 머물던 건물이 이스라엘군으로부터 폭격 당해 파괴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은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등 주요 도시를 향해 반격을 이어갔다. AP에 따르면 이스라엘 군사 당국은 6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하루 내내 미사일 약 450발을 발사했다"면서 "이 중 350발이 이스라엘에 도달했으나, 대부분은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 '아이언 돔'에 의해 요격됐다"고 밝혔다. PIJ는 이날 처음으로 예루살렘을 겨냥해 로켓을 쐈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이 수도로 삼은 도시지만, 이슬람 3대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 '아이언 돔'이 6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쏜 미사일을 요격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가디언은 현재까지 이스라엘 측 사망자에 대한 즉각적인 보고는 없으나, 13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전했다.

이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은 지난해 5월 교전으로 팔레스타인 측 최소 250명, 이스라엘 측 13명이 목숨을 잃은 '11일 전쟁' 이후 최대 규모라고 로이터 등이 전했다.

6일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의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된 미사일. AP=연합뉴스


이번 충돌은 앞서 이스라엘군이 요르단강 서안을 수색하면서 PIJ의 고위급 지도자인 바사미 알-사아디를 체포한 데 대해 알-나칼라가 복수를 선언하자, 이스라엘이 불가피하게 선제적으로 가자지구 인근 도로를 폐쇄·공습을 단행하면서 시작됐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임시 총리는 "가자 접경지대에서 이슬람 무장 집단에 의해 촉발된 즉각적인 위협에 대해, 선제적인 대테러 작전을 개시했다"며 "우리는 자국 민간인을 해치려는 세력에 대해 방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 팔레스타인인 아버지가 6일 가자지구에 쏟아진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부상 당한 딸을 안고 병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로 통하는 국경을 봉쇄한 후 연료 수급을 중단하며, 유일한 전력 발전소를 마비시키는 등 고립 작전을 수행했다.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은 전력 부족으로 인해 수일 내로 가자 지구 내 의료 서비스가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이번 공습이 대규모 중동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아직 가자지구 최대 무장단체인 하마스가 사태를 방관 중인데, 이들의 개입 여부에 전면전 확대 여부가 달렸다"고 전했다.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이번 분쟁은) 팔레스타인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다"라며 PIJ 측을 지지하고 나섰다. 상황 진정과 중재에 나선 이집트 측은 "이스라엘로부터 공격을 축소하겠다는 통보를 받았으나, 휴전 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7일 이스라엘 폭격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를 정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국제사회는 확전 자제를 촉구했다. 미국 국무부는 "동맹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도 양측 모두에게 확전을 피하라고 강조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 역시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지지하나, 무력사태의 조속한 종식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대변인은 "추가 민간인 인명피해를 피하기 위해 모든 면에서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폭격 당한 7일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AP는 이번 무력 사태로 11월 선거를 앞둔 이스라엘의 라피드 임시 총리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중도파인 라피드 총리는 외무장관을 지낸 경력이 있으나, 안보 분야 경험은 전무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AP는 "재집권을 노리는 안보 강경파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에 맞서, 라피드 총리가 입지를 강화할 기회"라고 전했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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