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값 더 오른다..'추석 고비' 지나야 장바구니 물가 꺾일까

임성빈 2022. 8. 7. 15:5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 추석은 고물가 속에 보내야 할 전망이다. 대표 성수품인 사과 가격이 더 오르고 각종 채소 출하량도 전보다 적어서다. 대신 먹거리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 식량 가격이 내리면서 연말 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절기상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立秋)인 7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시과수공원에서 공원 관리인이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를 돌보고 있다. 뉴스1

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측센터는 올해 추석 사과(홍로) 도매가격이 5㎏당 3만6000원에서 최고 3만9000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3만5700원)보다 10% 가까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날씨의 영향을 특히 많이 받는 채소류는 더 큰 골칫거리다. 배추 출하량은 지난 7월에 이어 8~9월에도 감소할 전망이다. KREI는 8월 배추 도매가격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1.8% 상승해 10㎏당 2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달 무 가격 역시 전년 동월 대비 67.6% 오르고, 당근도 37.8%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철인 참외·수박·풋고추 등 도매가도 오르는 중이다.

통상 추석엔 성수품 수요가 늘며 다른 때보다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진다. 여기에 올해 농산물 작황까지 부진해 먹거리 물가가 더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다.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이 겹치는 추석을 지나면 연말엔 먹거리 물가 오름세가 둔화할 수 있다. 특히 주요 과일은 올해 재배 면적이 늘어 생산량이 증가할 예정이다. 당장 배(신고) 가격의 경우 올 추석에도 7.5㎏당 전년 3만3600원보다 하락한 2만7000원~3만2000원에 그칠 전망이다. KREI 관계자는 “주요 과채의 출하량은 감소하지만, 올해 사과·배 등의 추석 성수기 공급량은 원활할 전망이다”라고 덧붙였다.

대외 여건도 나아지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앞서 6일 지난달 세계 식량 가격지수가 전월보다 8.6% 떨어졌다고 밝혔다. 2008년 10월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밀 수출을 재개하면서 국제 곡물 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11.5% 내렸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국제유가가 3~4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에 반영되는 것처럼 세계 식량 가격도 순차적으로 국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통계인 7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식용유 가격은 1년 전보다 55.6%, 밀가루 가격은 36.4% 오른 상태다.

정부는 올 추석을 장바구니 물가의 고비로 보고 이번 주 민생 안정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치솟은 도매가격이 소비자가격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하는 총 780억원 규모의 농축산물 할인쿠폰(1인당 1만원 한도 20% 선할인 지원) 사업을 현재 벌이고 있는데, 이를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더해 일부 수입 농산물에 관세를 한시적으로 0%로 낮추는 할당관세 적용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미 정부는 수입 소·돼지·닭고기 등에 할당관세 혜택을 주고 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