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이닝 삭제' KT 김민수.. 시즌 최고 셋업맨 되나

양형석 2022. 8. 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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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6일 한화전 2이닝 퍼펙트 투구로 시즌 2승 수확, KT 위닝시리즈 확보

[양형석 기자]

KT가 안방에서 한화를 상대로 연승을 거두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는 6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1방을 포함해 장단 7안타를 때려내며 4-2로 승리했다. 0-2의 열세를 4-2로 뒤집으며 일찌감치 주말 3연전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KT는 이날 두산 베어스에게 4-7로 역전패를 당한 5위 KIA 타이거즈와의 승차를 5경기로 벌리며 4위 자리를 더욱 굳건히 했다(52승2무42패).

KT는 8회 1사1,2루에서 2타점 적시2루타를 때린 배정대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노장 박경수는 4회 동점 투런포를 터트렸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소형준이 6이닝4피안타2실점 호투에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KT가 자랑하는 리그 최고의 우완 불펜투수가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올 시즌 40이닝 이상 던진 불펜 투수 중 이닝당 출루 허용수(WHIP,0.93)가 1이 채 되지 않는 유일한 투수 김민수가 그 주인공이다.

KT의 셋업맨

KBO리그에는 각 구단마다 마무리 투수가 등판하기에 앞서 8회를 책임지는 셋업맨들이 있다. 선두 SSG랜더스는 그 얼굴이 자주 바뀌긴 했지만 서진용과 김택형, 그리고 지금은 문승원이 셋업맨으로 활약하고 있다. 전반기 리그 최강의 불펜진을 자랑하던 키움 히어로즈에는 현재까지 홀드 1위(27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좌완 김재웅이 있고 LG 트윈스에는 정우영이라는 위력적인 '강속구 잠수함'이 있다.

KT 역시 창단 초기부터 마무리 앞에 등판할 셋업맨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KT는 1군에 참여하기 시작한 2015년 조무근(롯데 자이언츠)이라는 신인 투수가 마무리 장시환(한화) 앞에 등판해 불펜 에이스 역할을 했다. 조무근은 2015년 43경기에 등판해 8승5패4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1.88의 성적으로 그 해 신인왕 후보에 올랐고 시즌이 끝난 후 제1회 프리미어12의 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조무근의 활약은 루키 시즌이 전부였다. 2016년 2승4홀드8.61로 부진하며 지독한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린 조무근은 2017년에도 3홀드7.36에 그친 후 FA 황재균의 보상선수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조무근은 새로운 팀에서 재기를 노렸지만 롯데 이적 후에도 2년 동안 10경기에서 10.1이닝 밖에 던지지 못했다. 조무근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2승1패1세이브1홀드2.03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아직 한 번도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조무근이 셋업맨에서 탈락한 후 사이드암 엄상백과 좌완 정성곤(SSG), 심재민 등을 셋업맨으로 키우던 KT는 2019년 주권이라는 뛰어난 셋업맨을 발굴했다. KT구단은 2015년 신생구단 우선지명으로 입단한 주권을 선발투수로 키우려 했고 주권 역시 2016년 프로 데뷔 첫 승을 완봉승으로 장식하며 순조롭게 성장하는 듯 했다. 하지만 주권은 2018년까지 4년 동안 14승25패에 머물며 선발 투수로 한계를 드러냈다.

2018시즌 중반부터 불펜투수로 활약한 주권은 2019년 풀타임 불펜투수로 활약하며 25홀드(4위)와 함께 2.9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셋업맨 자리에 적응을 마친 주권은 2020년 31홀드로 생애 첫 홀드왕 타이틀을 차지했고 작년에도 27홀드(2위)로 리그 정상급 셋업맨으로 활약했다. 주권은 올 시즌 2승3패1세이브13홀드4.19로 다소 주춤하지만 여전히 KT의 핵심 불펜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가을을 기다린다

청원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2015년 신인드래프트 특별라운드(전체11순위)로 KT에 입단한 김민수는 상위 지명선수인 주권이나 엄상백에 비해 크게 주목 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실제로 입단 동기들이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동안 김민수는 2018년까지 1군 무대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물론 2016시즌이 끝나고 군에 입대한 김민수는 2017년과 2018년 대부분의 시간을 상무에서 보냈다). 

김민수는 군복무를 마친 2019년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활약하며 8승5패2세이브1홀드4.96의 성적으로 1군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KT가 창단 후 첫 가을야구에 진출한 2020년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100이닝을 넘게 소화하고도 3승8패6.10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구단과 팬들에게 기대와 실망을 반복하며 안기던 김민수는 전문불펜투수로 변신한 작년부터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김민수는 작년 주권(62경기)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56경기에 등판해 4승2패11홀드2.95라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김민수는 작년 시즌 준수한 활약에 힘입어 5000만원 오른 1억1500만원에 연봉계약을 체결하며 데뷔 첫 억대 연봉 에 진입했다. 그리고 김민수는 올 시즌 맹활약을 통해 KT의 핵심 셋업맨을 넘어 KBO리그 최고의 우완 셋업맨으로 주가가 수직상승했다.

실제로 올 시즌  리그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과 15개 이상의 홀드, 40이닝 이상 투구를 동시에 기록하고 있는 불펜투수는 키움의 김재웅과 김민수 뿐이다. 김재웅이 지난 3일 SSG전부터 마무리 투수로 변신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리그 최고의 셋업맨은 김민수라고 봐도 무방하다. 김민수는 6일 한화전에서도 2-2로 맞선 7회 마운드에 올라 삼진 2개를 포함해 6명의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고 시즌 2승째를 따냈다.

김민수는 작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시리즈가 4경기 만에 끝나면서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오를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만약 올 시즌 KT가 가을야구에 진출한다면 KT의 불펜에이스 김민수는 분명 포스트시즌의 가장 중요한 승부처에서 마운드에 오를 확률이 높다.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김민수는 올 시즌 '가을의 주역'으로 활약할 시간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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