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제주 교회의 만남 "주 안에서 우린 하나입니다"

서울 양평동교회와 제주 행원교회 학생들이 5일 제주 구좌중앙초등학교 체육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 양평동교회와 제주 행원교회에 다니는 주님의 지체들이 함께 머리 숙여 기도합니다. 연합 성경학교를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옵소서. 우리의 만남이 오래도록 이어지게 인도해 주옵소서.”

5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행원교회(김요한 목사) 들락날락센터에서 서울 양평동교회(김경우 목사) 청년부 학생이 무릎을 꿇고 큰 소리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둘러앉은 다섯 명의 중·고등학생들은 “아멘”이라고 답하며 기도에 참여했다.

서울 양평동교회와 제주 행원교회가 4일부터 나흘 동안 진행한 여름성경학교의 둘째 날 오전 풍경이다. 이날 행원교회 곳곳에서는 서울과 제주의 교회 학생들이 모여 성경공부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교사는 양평동교회 청년부 학생들이 맡았고 각 반에는 두 교회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섞여 있었다.

‘나의 하나님 되시는 하나님’을 주제로 진행된 두 교회의 여름성경학교는 준비 단계에서부터 ‘설렘’이 컸다고 했다. 550㎞나 떨어져 있는 두 교회 사이의 거리는 ‘주 안에서 한 형제·자매’라는 공동체 의식이 좁혔다.

김경우 목사는 “예수를 구주로 고백하는 서울과 제주의 믿음 공동체가 복음의 비전을 그리자고 의기투합하면서 연합 성경학교가 마련됐다”면서 “이번 만남을 통해 복음의 무한한 능력을 깨닫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김요한 목사도 “서울과 제주에서 신앙생활 하던 아이들이 서로를 만나고 교제하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보고 더 큰 걸 배우는 것 같다”며 “일방적인 도움의 단계를 넘어 서로가 서로를 풍성하게 만드는 시간”이라고 소개했다.

오전 성경공부가 끝난 뒤 삼삼오오 모여 점심을 먹은 아이들은 미니 올림픽에 참여하기 위해 교회에서 400m 떨어진 구좌중앙초등학교 체육관으로 이동했다.

목회자와 교사, 학생 등 90여명은 오후 내내 이어진 미니 올림픽에 참여해 구슬땀을 흘렸다. 단체 줄넘기 게임에는 두 교회 담임목사와 부서 담당 교역자까지 참여하면서 열기를 더했다.

프로그램이 진행될수록 학생들은 서울과 제주 교회 연합 성경학교의 재미에 푹 빠져드는 모습이었다.

행원교회 청소년부 김예린(15)양은 “서울의 교회와 함께 성경학교를 한다고 해서 처음에는 좀 낯선 느낌이 컸는데 같이 놀고 성경 공부하면서 무척 가까워졌다”면서 “한 하나님을 믿는 믿음의 친구들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양평동교회 고등부 김승연(19)군도 “고등학교 3학년이라 공부 때문에 올까 말까 고민이 많았는데 막상 와보니 너무 좋다”면서 “시간 가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고 유익하다”고 전했다.

같은 시간 또 다른 봉사자들이 행원교회 마당에 대형 풀장을 설치했다. 이날 체감온도는 35도를 훌쩍 넘어섰다. 불볕더위에도 불구하고 봉사자들은 2시간 가까이 묵묵히 풀장을 설치한 뒤 물을 채우기 시작했다.

한 봉사자는 “아이들이 물놀이할 생각에 성경학교 전부터 기대가 컸다”며 “무척 덥지만 기뻐할 아이들 생각하니 보람이 크다”며 반색했다.

제주를 찾기 위해 양평동교회는 지난달 교회 바자회를 열었다고 한다. 김경우 목사는 “청년부는 샌드위치와 떡볶이를 팔았고 남선교회는 유기농 쌀을 판매해 제주에 오는 기금을 마련했다”며 “첫 연합 성경학교의 감동을 담아 앞으로도 교류의 기회를 잇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제주=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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