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 아이스쇼 'G쇼'..강릉의 새로운 명물 될까

장지영 2022. 8. 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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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창작 아이스쇼로 '점프'의 최철기 총감독 등 참여
국내 최초의 미디어아트 아이스쇼 ‘G쇼: 드래곤 플라워’. 라이브아레나

강원도 강릉은 요즘 핫한 관광지로 꼽힌다. 올여름 강릉을 찾은 관광객이라면 찾아가야 할 새로운 볼거리가 등장했다. 5일 강릉하키센터에서 개막해 한 달간 이어지는 국내 최초의 미디어아트 아이스쇼 ‘G쇼: 드래곤 플라워’다. 가로 60m, 세로 30m, 높이 16.5m라는 압도적인 스케일의 무대에서 펼쳐지는 ‘G쇼’는 스케이팅과 플라잉을 중심으로 한 퍼포먼스에 3D프로젝션맵핑, 홀로그램 등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독특한 공연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산 재활용을 위해 기획된 G쇼는 국내 최초 창작 아이스쇼다. 최철기 총감독 등 창작진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수로부인 설화를 모티브로 그 뒷이야기를 담았다. 통일신라 성덕왕 시절 강릉 태수 순정공의 아내인 수로부인은 탁월한 미모 때문에 노인이 벼랑을 기어 올라가 꽃을 따서 바치는가 하면, 용에게 납치됐다가 백성들이 노래를 불러 구했다는 설화의 주인공이다. G쇼는 병든 어머니(수로부인)로부터 젊은 시절 추억을 들은 아들 융이 꽃을 꺾으러 절벽에 올라갔다가 바다에 빠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용궁에서 용왕의 딸 해나와 사랑하는 사이가 된 융은 해나를 짝사랑해온 탄의 반란에 맞서 싸우게 된다.

G쇼의 스케이터 출신 출연진은 각종 스케이팅 동작 외에 무술 및 플라잉까지 선보인다. 또한, 드라마가 있는 작품답게 대사까지 직접 소화한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산의 재활용
국내 최초의 미디어아트 아이스쇼 ‘G쇼: 드래곤 플라워’. 라이브아레나

강릉 올림픽파크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빙상 종목 경기가 열렸던 곳으로 아이스아레나, 하키센터, 스피드스케이트경기장, 컬링센터 등이 있다. 강릉시청 컬링팀 등 선수들의 훈련장과 생활체육 스케이팅장으로 사용 중인 컬링센터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올림픽 이후 낮은 경제성 때문에 존치 논란이 일었다. 결국, 아이스아레나는 실내체육관으로 탈바꿈했고, 활용 빈도가 떨어지는 스피드스케이트경기장과 하키센터는 최근 문화예술 콘텐츠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스피드스케이트경기장의 경우 김한민 감독이 영화 ‘명량’에 이어 ‘이순신 3부작’의 2편인 ‘한산:용의 출현’과 3편인 ‘노량: 죽음의 바다’의 촬영에 사용됐다. 영화사 측은 3000평 규모의 스케이트장을 VFX(시각 특수 효과) 세트장으로 만들어 휘몰아치는 바다와 치열한 전투 장면을 구현해냈다.

또 하키센터는 올해 국내 최초의 미디어아트 아이스쇼인 G쇼의 무대가 됐다. G쇼는 2020년 하반기부터 기획을 시작해 2021년 세부적인 무대 디자인과 첨단 공연 기술개발 및 제작에 돌입했다. 그리고 2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이번에 공개된 G쇼는 9월 4일까지 매주 금·토·일요일에 하루 2회 공연한다.

국내 최초의 미디어아트 아이스쇼 ‘G쇼: 드래곤 플라워’. 라이브아레나

김홍규 강릉시장은 4일 프레스콜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시설을 이용해 관광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빙상도시 강릉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수로부인 설화를 모티브로 한 미디어아트 아이스쇼인 G쇼의 호응도가 좋으면 상설 공연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향후 강릉의 다른 설화도 관광 콘텐츠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직 스케이터들의 연기자 변신

서늘한 빙판의 냉기와 서걱거리는 얼음 소리 그리고 스케이터들의 화려한 움직임이 어우러진 아이스쇼는 여름 공연으로 인기가 높다. 다만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아이스쇼는 ‘피겨 여왕’ 김연아를 앞세운 전·현직 스타 선수들의 갈라 공연뿐이었다. 국내 최초 창작 아이스쇼로 드라마를 담은 G쇼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작품은 한국을 대표하는 비언어 퍼포먼스 ‘점프’를 비롯한 다양한 작품을 연출한 최철기 총감독을 필두로 퍼포먼스 연출가 전주우, 음악감독 이동준, 안무가 이동원, 피겨 스케이팅 안무 및 코치 김해진, 무술감독 송준석이 창작진으로 참여했다. 그리고 출연진에는 융 역의 김현 안건형, 해나 역의 조경아 김하늘 등 주요 출연진은 피겨 국가대표나 상비군으로 활약하다 은퇴한 스케이터들이 이름을 올렸다.

국내 최초의 미디어아트 아이스쇼 ‘G쇼: 드래곤 플라워’. 라이브아레나

가족 관객 대상의 ‘피서 공연’으로서 G쇼는 볼거리와 재미를 잡았지만 좀 더 업그레이드가 필요해 보인다. 무엇보다 대형 아이스링크를 활용하는 만큼 출연진의 수(24명)를 좀 더 늘려서 스펙터클을 보강해야 할 것 같다. 최철기 총감독은 “한국의 피겨스케이터 층이 매우 얇아서 러시아나 중국의 아이스쇼에서 활동하는 스케이터들도 데려오고 싶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불가능했다”면서 “나중에 상황이 호전되면 해외 스케이터들도 무대에 세우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눈길을 끌었던 것은 연기까지 해낸 스케이터 출신 출연진이다. 최철기 감독 등 창작진은 지난해 여름 오디션으로 뽑은 스케이터들의 연기 훈련을 꾸준히 시켰다는 후문이다. 아직 대사나 발성 등에서 약간의 어색함이 묻어나기도 하지만 앞으로 회차를 거듭할수록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출연진 가운데 G쇼를 통해 연기자에 대한 새로운 꿈을 꾸게 됐다는 스케이터들이 꽤 있었다. 피겨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으로 융 역을 맡은 김현은 “4년 전에 선수 생활을 그만둔 이후 방황했었는데, 이번에 G쇼를 계기로 연기를 배우면서 배우라는 꿈을 키우게 됐다”고 밝혔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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