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대위 전환 속도전..이준석계 반격 카드도 봉쇄

상임전국위서 '비상상황' 판단 결론
9일 전국위 열고 비대위 전환 최종 의결
서병수 "비대위 출범시 이준석 직위 소멸"
조해진의 '李 보호' 당헌개정안은 부결

국민의힘 서병수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를 마친 뒤 결과 발표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이 5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당의 현재 상황이 '비상상황'이라고 판단을 내렸다. 상임전국위의 이 같은 유권해석에 따라 국민의힘은 오는 9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비대위 출범을 위한 마지막 의결 절차를 밟는다. 국민의힘 당헌 96조는 당대표 궐위 또는 최고위원회 기능 상실 등 ‘비상상황’일 때에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날 상임전국위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서병수 의장은 "당헌에 대한 유권해석 안건에 대해 당이 처한 현 상황이 비상상황에 해당한다고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총원 54명 중 40명의 위원이 출석해 29명이 안건에 찬성했다. 아울러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는 당사자로 기존 당대표와 당대표 권한대행에 직무대행을 포함하는 내용의 당헌개정안도 의결해 전국위에 상정하기로 했다.

상임전국위에서 결정한 안건은 오는 9일 전국위에서 찬반 의결에 들어간다. 코로나 상황이 심각한 만큼 ARS 투표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르면 당일 비대위원장 선임 의결까지 마칠 전망이다. 서 의장은 "최고위원회가 제출한 안에는 비대위원장을 의결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비대위원장이 결정이 돼 전국위에 제출되는 대로 결정을 하겠다"며 "(9일) 하루 동안 모두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국위에서 비대위 전환이 확정되고 비대위원장이 결정되면, 현 지도부는 당헌상 완전히 해산된다. 따라서 이준석 대표의 권한도 당연히 소멸된다고 보고 있다. 또한 비대위 이후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되는 새 지도부는 오롯이 2년의 임기를 갖게 된다. 서 의장은 "비대위가 구성되면 즉시 최고위원회 지도부가 해산된다는 조항이 있다"며 "(해석이 아니라 당헌당규상) 당대표 직위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조해진·하태경 의원이 맞불 당헌개정안을 상정해 반전을 시도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두 의원 앞서 비대위가 출범하더라도 '사고' 상태인 당대표의 지위가 유지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당헌개정안을 상임전국위에 상정한 바 있다. 비대위가 출범하더라도 이 대표의 당원권 정지가 풀리면 대표로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려는 취지였다.

이준석 "윤핵관은 삼성가노, 위기에 가장 먼저 도망"

사고로 직무가 정지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하지만 해당 안건은 상임전국위 벽을 넘지 못했다. 참석자에 따르면, 40명의 위원 가운데 26명이 최고위가 올린 당헌개정안에 찬성했고, 하태경·조해진 안에 찬성한 위원은 10명에 그쳤다. 두 안건을 병렬적으로 전국위에 올려 의결하는 방안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비대위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이 대표의 반발 수위도 점점 높아졌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출된 당대표가 당내 상황에 대해 말하는 것이 내부총질이라는 인식이 한심하다"며 "당대표가 말하는 것이 정론이고 그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이 보통 반기를 드는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향해서는 "위기가 오면 가장 먼저 도망갈 것"이라며 삼성가노(三姓家奴)에 비유하기도 했다.

전국위 소집에 대해서도 "사람들 일정 맞춰 과반 소집에 과반의결 하는 것도 귀찮은지 ARS 전국위로 비대위를 출범시키려 한다"며 "공부모임 한다고 국회에 수십, 수백 명씩 모이다가 전국위는 ARS로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