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90달러 아래로 '뚝' ..침체 우려에 전쟁 전 수준 회복
고공행진 하던 국제유가가 고꾸라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9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경기침체 우려가 짙어지면서 원유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3% 하락한 배럴당 8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WTI 종가가 배럴당 90달러 밑으로 하락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인 지난 2월 10일 이후 처음이다.
10월물 브렌트유도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2.75% 내린 배럴당 94.12달러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2월 18일(93.54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최근 유가가 미끄러진 데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경기침체 공포가 커지고 있어서다. 경제활동이 위축되면 원유 수요가 줄어 유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경기침체를 예고하면서도 물가를 잡기 위해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27년여 만에 ‘빅스텝’이다. 올해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경기침체를 예상하면서도 물가 오름세가 더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5분기 연속 경기침체는 금융위기 때나 1990년 초와 비슷한 기간이다.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2023년 -1.5%, 2024년 -0.25%다
또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증가했다는 소식도 유가 하락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446만7000배럴 늘었다. 70만 배럴 감소할 수 있다는 시장의 전망과 달리 원유 재고가 많이 증가했다.
미국 외환중개업체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수요 충격이 제한적인 생산 여력과 맞물려 원유시장이 혼란스러운 모습”이라며 “유가가 주요 지지선인 배럴당 90달러를 하향 돌파하면 추격 매도가 일어날 수 있다”과 전망했다. 시장분석기업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 역시 전쟁으로 공급 우려는 여전히 있지만 최근 유가 움직임은 수요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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