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을 한결같이.. "진정한 영웅들의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강주화 2022. 8. 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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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가 민간 외교의 한 축을 세우고 있다.

보은행사에 초청받은 해외 참전용사들은 한국을 방문하면 판문점, 전쟁기념관, 임진각, 남산타워 등을 돌아보았다.

한국교회에서도 새에덴교회를 따라 참전용사 보은행사를 지속하는 교회가 늘어나고 있다.

소 목사는 4일 "참전용사가 단 한 사람이라도 생존해 있는 한 참전용사 보은행사는 계속할 것이다. 앞으로 적어도 20년은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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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참전용사 보은행사
소강석 목사, 2007년 미 LA서
한 참전용사 만나 '한국 초청' 약속
계기로 16년간 보은행사 지속
한국을 찾은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이 2015년 경기도 파주 군사분계선 공동경비구역(JSA)인 판문점을 둘러본 뒤 함께했다. 새에덴교회 제공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가 민간 외교의 한 축을 세우고 있다. 16년 동안 국내외 6·25전쟁 참전용사 보은행사를 지속하면서다. 시작은 우연했다. 소강석 목사는 2007년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마틴 루터킹 목사 퍼레이드에 참가했다. 퍼레이드 중에 리딕 너새니얼 제임스란 이름을 가진 한 참전용사를 만났다. 제임스씨는 소 목사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무척 반가워하며 윗옷을 걷어 올렸다.

그는 허리에 난 상처를 보여주면서 더듬거리는 한국어로 ‘동두천, 의정부, 평택’의 지명을 댔다. 한국전 참전 이후로 “한 번도 한국에 가보지 못했다”라고 했다. 소 목사는 자신도 모르게 그 자리에 엎드렸다. 큰절을 하고선 그를 한국에 초청하겠다고 즉시 약속했다. 같은 해 6월 소 목사는 제임스씨와의 약속을 정말로 지켰다.

새에덴교회는 그와 함께 미국 참전용사와 가족 등 50명을 초청했다. 인정 많고 저돌적인 소 목사의 성품과 새에덴교회 성도들의 헌신이 합해진 결과였다. 미국 한국전 참전용사로부터 시작한 보은행사는 차츰 그 범위를 넓혀갔다. 국내는 물론 영국 태국 캐나다 튀르키예(터키) 콜롬비아 필리핀 호주 에티오피아의 UN 참전용사와 그의 가족을 초청해 보은행사를 개최했다.

참전용사가 많은 미국의 경우에는 현지에 가서 초청행사를 열기도 했다. 일리노이주에서는 그 주 출신 전체의 전사자 명단을 명패에 새겨 주지사에게 전달했다. 방한 보은행사 중에 미국 참전용사 로렌조 오르데카씨와 한국 참전용사 김영헌씨가 57년 만에 재회하기도 했다. 그렇게 매년 한국과 미국에서 감동적인 보은행사가 이어졌다. 그러다 2020년 복병을 만났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왔다. 직접 만나 행사를 할 수 없었다. 새에덴교회는 창의적인 방법을 고안했다.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Zoom)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새에덴교회는 줌과 대형 스크린을 통해 국내외 참전용사 온라인 초청 보은행사를 열었다. 지난해는 더 진전해 가상현실(VR)을 결합한 메타버스 기술을 적용해 생전 참전용사를 재현하고 메달을 걸어주며 감사를 표했다.

보은행사에 초청받은 해외 참전용사들은 한국을 방문하면 판문점, 전쟁기념관, 임진각, 남산타워 등을 돌아보았다. 그들은 “이 땅에 자유와 평화의 나라가 세워진 것이 너무 감사하다”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발전한 한국이 너무 놀랍다”고 했다. 역대 한·미 양국 대통령은 지난 16년 동안 행사의 중요성을 고려해 참전용사 초청행사에 매년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

10여년 전 참전용사 행사에서 꽃을 전해주는 화동(花童)으로 참가했던 아이가 이젠 참전용사들의 통역요원으로 참가한다. 한국교회에서도 새에덴교회를 따라 참전용사 보은행사를 지속하는 교회가 늘어나고 있다. 교계 관계자는 “처음에는 한두 번 하고 말겠지 했는데 16년째 이어가는 뚝심이 대단하다”고 했다. 현재 대부분 참전용사의 나이가 90세 초중반이다. 노병들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병을 앓고 있다.

3~4년 후에는 한국전 참전용사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그럼에도 새에덴교회는 이 행사를 끝까지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소 목사는 4일 “참전용사가 단 한 사람이라도 생존해 있는 한 참전용사 보은행사는 계속할 것이다. 앞으로 적어도 20년은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새에덴교회의 한·미 우호 사역은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를 위하는 대표적 공헌이 되고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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