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화 이 장면] 한산 : 용의 출현
드디어 만나는 김한민 감독의 두 번째 이순신 이야기 ‘한산: 용의 출현’은 ‘명량’(2014)에 비해 간결하다. 전작이 이순신(최민식)의 고뇌와 결의 등 그의 인간적인 면을 강조해 드러냈다면, ‘한산: 용의 출현’에서 만나는 이순신(박해일)은 전쟁에 대한 승리 그 자체에 모든 것을 집중하고 있는 ‘장군 이순신’의 면모에 초점을 맞춘다. 그 핵심은 학익진이다. 적을 유인해 성처럼 둘러싼 후 궤멸시키는 이 전법이 실제로 구현되는 장면을 위해 영화는 군더더기 없이 달려가며, 클라이맥스인 한산대첩 대목은 말 그대로 압도적인 스펙터클과 숨 막히는 짜임새로 웅장한 쾌감을 선사한다.
여기서 전쟁 신 못지 않게 압도적인 장면이 있다. 바로 이순신의 꿈 장면이다. 적을 추격해 뿌연 안개 속을 달리는 이순신은 거대한 성벽 앞에 당도한다. 이때 소나기 같은 화살이 그를 향해 날아온다. 과거 여진족과 싸웠던 녹둔도 전투이며, 이 전투로 그는 억울하게 백의종군을 했다. ‘한산: 용의 출현’은 이 장면을 왜 굳이 삽입했을까? 일차적으론 출정을 앞두고 이순신이 느꼈던 심리적 압박의 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이 꿈은 일종의 예지몽이기도 하다. 이후 그는 학익진으로 바다 위에 거대한 성벽을 쌓아 적을 섬멸하기 때문이다. 한산대첩은 이순신이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오히려 그것에서 영감을 받아 거둔 위대한 승리이며, 꿈 장면이 있기에 그러한 극적 맥락이 완성된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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