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민주당 전대가 '확대명'으로 가는 이유

박정훈 2022. 8. 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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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목표' 다른 박용진-강훈식, 견해 차에 대세론까지.. '단일화로 반전' 가능할까

[박정훈 기자]

▲ 춘천에서 열린 민주당 당 대표 후보 토론 2일 강원 춘천시 G1방송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박용진(왼쪽부터), 강훈식, 이재명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으로 가는 것일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의 관전포인트, '누가 이재명을 막을 수 있느냐'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이재명 후보와 함께 예비경선을 통과한 박용진-강훈식 두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두 사람은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4일 현재까지 실무진의 물밑 접촉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단일화 명분을 둘러싼 이견도 그대로다. 전날 박용진 후보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전달할 이야기는 다 전달한 상태이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반면 강 후보는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박 후보가) 자꾸 '반명(이재명)연대'를 요구하는데, 반명연대로는 민주당을 이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미 투표 돌입... 불씨 꺼져가는 '97 단일화'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그사이 투표는 시작됐다. 민주당은 8월 3일 강원·경북·대구, 4일 제주·인천 권리당원 투표에 돌입했고 지역별 순회경선을 진행하는 6일과 7일 개표를 진행한다. 8월 10~14일에는 울산·경남·부산과 세종·충북·충남·대전 경선을 진행하며 8월 14일에는 1차 국민여론조사 결과도 발표할 예정이다. 두 후보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재명 대세론'에 유일하게 균열을 낼 수 있는 '단일화'가 협상조차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두 사람의 '목표'가 다르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박 후보는 민주당의 '당대표급', '대선후보급'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한 반면, 강 후보는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충청권의 맹주가 되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고 분석했다. 특히 "박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반명'기조일 텐데, 강훈식 후보로선 이재명 후보에게 반감을 사고, 정치적 입지가 축소되는 것을 원하겠는가"라고 봤다.

흔히 여론조사로 이뤄지는 단일화 '방식' 역시 문제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 뉴스 의뢰로 7월 30일~8월 1일 전국 유권자 1001명에게 민주당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물어본 결과, 박용진(25%)-강훈식(5.4%)두 사람의 격차도 상당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두 후보의) 단일화는 좀 어렵다. 누구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 너무 뻔하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별 후보의 이해득실을 떠나 단일화 '효과'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도 있다. '어대명' 구도가 너무 강력하기 때문이다. 넥스트위크리서치가 KBC광주방송과 UPI뉴스 의뢰로 2~3일 1000명에게 '이재명 후보와 강훈식-박용진 단일 후보 중 누가 이길 것이냐'고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62.1%는 이재명 후보를 꼽았다. 이재명 후보는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모두 압승했다(이재명 53.0%-강훈식 32.9%, 이재명 51.4%-박용진 37.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강-박 모두 필요성은 인정... 마지노선은 광복절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강훈식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그럼에도, 불씨는 남아있다. 두 후보가 선전하고 당내 '비명' 또는 '반명' 의원들의 단일화 압박이 이어진다면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전망이다. 박용진 후보 쪽은 <오마이뉴스>에 "단일화를 원하는 중간지대 의원들이 많다"고 밝혔다. 강훈식 후보 쪽도 "단일화의 필요성은 알고 있지만 명분 없는 '반명' 단일화는 원칙을 세웠을 뿐"이라고 했다. 당내 분위기, 단일화의 명분, 실제 본선 흐름 등에 따라 여전히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뜻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도 "막상 (지역 경선) 현장에 가면 분위기가 다를 수 있다"며 "강훈식 후보의 경우 자신이 불리하다고 생각해서 주저할 텐데, 현장 반응이나 득표율을 보면 뛰어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립' 성향 김영배 의원 역시 4일 MBC '뉴스외전'에서 "국민의 관심이 조금 더 고조됐을 때 극적인 단일화를 한 번 하는 게 전략적으로 좋지 않냐는 (두 후보 간) 컨센서스가 있다고 한다"며 "8월 15일 정도에만 합의가 된다면 충분히 변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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