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불똥'에 중·일 회담 막판 무산..한·일 외교는 만났다
한국·중국·일본 외교장관이 한자리에 모였지만 한·일은 만났고, 중·일은 대면 회담이 무산됐다. 4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다.
교도통신과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은 이날 오후 양자 회담을 가졌다. 당초 집권당인 자민당 외교부회로부터 한국의 독도 인근 해양조사를 이유로 “한·일 양자회담에 일본이 응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이날 오후 2시 31분부터 약 30분간 하야시 외무상은 박 장관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만났다. 외무성은 이날 회담은 사전에 정해지지 않은 추가 일정이라고 밝혔다.
지지통신은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국 현안인 과거사 문제가 언급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7월 일본을 찾은 박 장관은 하야시 외무상과 만난 자리에서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현금화가 이뤄지기 전 바람직한 해결 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지지통신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외교장관이 강제징용 문제 등 양국 현안에 대한 협의를 빠르게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이번 회의 기간 중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도 별도로 접촉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는 기존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논의와 한·중간 이어진 공급망 발전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며 “다음주 화요일(9일)에 한·중 외교장관도 열린다”고 언급했다.
중국이 ‘취소’…기대 모았던 중·일 회담 무산
당초 약속된 양국 외교장관의 회담 시간은 1시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은 “건설적이고 안정적 관계를 구축하자는 점에서 양국이 일치해, 회담에서 실마리를 찾을 예정이었지만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중국이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이날 대만해협에서 군사훈련을 개시한 점도 언급했다.
산케이신문은 이번 외교장관 회담 무산 이유에 대해 외무성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중국이 회담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대만 정세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보탰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대만 해협 정세 관련한 주요 7개국(G7)의 성명에 강한 불쾌감을 표명했다”며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었다. 앞서 G7 외무장관들이 3일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벌이는 군사훈련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평화적 해결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한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일본 관방장관은 전날에 이어 4일 오전 기자회견에서도 중국의 대만해협 군사훈련에 재차 우려를 표했다. 중국의 군사훈련 지역에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포함됐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실탄 훈련을 한다면 일본이나 국민의 안전보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방위성과 자위대는 일본 주변 해양지역에서의 중국 동향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김현예 특파원 hykim@joongnag.co.kr, 서울=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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