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좌석서 야구 본 뒤 확진".. SNS 달구는 '양심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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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밀집한 장소를 다녀간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자발적으로 동선을 공유하는 '양심방역'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확진자 글을 본 사람들은 증상이 없더라도 검사를 하거나, 약간의 증상이라도 무시하지 않고 검사를 하게 돼 확산 방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지금은 말이 자율 방역이지 국민이 스스로 동선과 정보를 공유하는 등 알아서 대처할 수밖에 없는데, 정말 자율 방역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기반을 마련해주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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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통해 동선 등 공개
"코로나 확산 방지에 긍정적 영향"
사람들이 밀집한 장소를 다녀간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자발적으로 동선을 공유하는 ‘양심방역’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새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등 규제적 방역 조치를 시행하지 않고 자율 방역에 무게를 두는 상황에서 시민들도 자체적 정보 공유를 통해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20대 박모씨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한 나흘 뒤인 지난 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박씨는 곧 자신의 SNS에 감염 사실과 함께 본인이 앉았던 좌석 구역을 공개하며 ‘근처에 있던 사람 중 증상이 나타나면 검사를 받아달라’는 당부 글을 올렸다.
그는 4일 “야구장에서는 전광판에 ‘스포츠 관람 시 마스크 착용이 필수입니다’라는 문구만 몇 번 떴을 뿐 미착용자에 대한 별도 안내는 없었다”며 “확진자가 급증해 다시 야구장 입장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자발적으로 정보를 공유했다”고 말했다.
대규모 공연장을 찾았던 관객들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스스로 확진 사실을 전하고 있다. 확진 사실을 알린 관객이 올린 글을 보고 선제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대전에 거주하는 20대 김모씨는 지난달 서울 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아이돌 콘서트에 다녀온 뒤 같은 달 21일 자가진단키트에 이은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콘서트를 다녀온 직후 아무 증상이 없었던 김씨가 선제적으로 검사를 한 건 그와 같은 날 비슷한 구역에 앉았던 한 관객이 “코로나에 감염됐다”며 올린 SNS 글이 계기가 됐다.
글이 올라온 당일 김씨의 자가진단키트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지만 ‘혹시 감염됐을 수 있다’는 생각에 약속도 미뤘다고 한다. 이후 코로나 의심 증상이 나타났고 결국 확진 판정이 나왔다. 그는 “같은 구역, 같은 열에 앉았던 사람이 글을 올리지 않았더라면 증상이 있을 때까지 검사 받지 않고 돌아다니지 않았겠나”고 했다. 김씨도 확진 판정 이후 본인의 감염 사실과 동선을 공유하는 글을 올렸다.
해당 공연장에서 나온 확진자들의 동선 공유는 SNS를 타고 릴레이처럼 이어지고 있다. 4일 오전 SNS에 해당 공연 이름에‘코로나 검사’를 붙인 키워드로 검색하자 자신이 앉았던 구역과 동선을 공개한 게시물이 50개 가까이 검색됐다. 올라온 글을 종합해 확진자가 나온 구역을 한 눈에 알아보도록 정리한 게시글까지 등장했다. 해당 글은 약 500회 이상 공유됐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확진자 글을 본 사람들은 증상이 없더라도 검사를 하거나, 약간의 증상이라도 무시하지 않고 검사를 하게 돼 확산 방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지금은 말이 자율 방역이지 국민이 스스로 동선과 정보를 공유하는 등 알아서 대처할 수밖에 없는데, 정말 자율 방역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기반을 마련해주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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