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히샤를리송 발굴한 데이터 업체, 한국 유소년 대회 주목하는 이유.. '드리블랩' 인터뷰

김정용 기자 2022. 8. 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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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의 베이징궈안과 페네르바체 시절 비교분석 화면. 드리블랩 제공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축구계에서 재능 있는 선수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21세기 초에는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이 아프리카 선수들에게 먼저 주목한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곧 모든 팀이 벵거 감독의 비법을 훔쳤고, 이제 빅 리그의 눈길이 닿지 않는 리그는 거의 남지 않았다.


이미 유럽 스카우트들이 한국의 유소년 대회를 직접 관찰하는 시대지만, 아직 부족한 것이 있다. 한국 유소년 대회까지 빅데이터로 정리해 전세계 구단이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작업이다.


축구 통계 업체 '드리블랩'은 한국 선수를 유럽에 소개하려면 K리그1, K리그2만으로 부족하다며 각종 유소년 대회의 데이터까지 수집하겠다는 욕심을 가진 회사다. 2017년 스페인에서 설립된 후발주자지만 빠르게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 회사의 알레얀드로 아로요 언론담당관과 서면인터뷰를 통해 한국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를 들어보고, 아울러 축구에서 빅데이터가 어떻게 쓰이는지 전문성 있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 히샤를리송과 로셀소의 활용방안을 찾아낸 시스템


축구 빅데이터 업체들은 전세계 선수들의 경기에서 세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이를 구단이나 선수 등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가장 자주 쓰이는 용도는 영입이다. 세부기록을 통해 우리 팀에 적합한 능력을 갖췄는지 판단하는 것이다. 드리블랩은 200개 이상의 대회, 20만 명 이상의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어 덜 알려진 리그의 선수까지 찾아줄 수 있다며 "업계에서 가장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회사"라고 자평했다.


성공 사례를 묻자 토트넘홋스퍼 소속 선수의 이름이 여럿 등장했다. 최근 토트넘으로 이적한 히샤를리송이 브라질 리그에 있을 때 발굴해 왓퍼드에 영입을 추천한 것이 자신들의 시스템이라고 했다. 히샤를리송은 에버턴, 토트넘으로 이적하며 몸값을 계속 높였고 브라질 대표팀의 스타 공격수로 성장했다. 또한 지오바니 로셀소는 토트넘에서 다소 부진하지만 바로 전 구단인 레알베티스에서는 좋은 활약을 한 바 있다. 로셀소가 파리생제르맹(PSG)의 후보 신세였던 시절 세부기록을 분석할 때 베티스에 잘 맞을 거라는 결과가 나왔고, 그래서 영입을 추천했다는 것이다.


"엘링 홀란(현 맨체스터시티)이 노르웨이의 몰데에서 뛸 때부터 스페인과 잉글랜드 구단에 영입을 추천한 바 있지만 구단들이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테우스 쿠냐는 시옹에 있을 때 우리가 다방면으로 추천했던 선수였는데 이후 RB라이프치히, 헤르타BSC, 아틀레티코마드리드로 이적했으며 브라질 대표가 됐다. 이처럼 성공적인 추천 사례는 이적시장 흐름을 예측한 결과다. 우리가 개발한 모델은 세계 곳곳에서 선수를 찾는 데 효과적이었다."


▲ 똑같은 데이터를 다르게 제공하기 위한 경쟁


축구의 수치는 야구의 타율이나 농구의 야투율과 달리 그 자체로 큰 의미를 갖기 힘들다. 최근 개발된 빅데이터와 딥러닝을 활용하면 더 의미 있는 2차 수치로 가공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한창 유행하는 기대득점(xG, expected Goals)이다. 각 업체는 자체 수집한 모든 득점상황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상황별 득점 확률을 산출한다. 드리블랩 역시 자체적인 xG 산출 모델을 개발했다.


치열한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한 전략은 무엇일까. 드리블랩만의 전략에 대해 물어보면서 빅데이터 활용법이 얼마나 발전하고 있는지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 회사는 고객 최적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경보 시스템'은 커버하는 리그에서 일어나는 프로 데뷔, 프로 데뷔골, 수치로 감지되는 경기력 향상 등을 알람으로 제공한다. '퍼포먼스 점수 책정' 방식은 데이터에 환경 계수를 도입했다. "잉글랜드와 베네수엘라 리그는 스타일도 다르고 전반적인 신체능력도 다르기 때문에, 공중볼 획득 수치를 똑같은 가치로 볼 수 없다."


고객들이 데이터의 의미를 파악하기 쉽도록 가공하는 것이 드리블랩의 중요한 전략이다. 선수의 데이터를 그래픽과 수치로 알기 쉽게 가공했다. 여러 선수를 비교하거나, 선수의 성장세를 확인하기 쉽게 만들었다. 한 발 더 나아가 상담 서비스도 있다. "고객 요청에 따라 선수를 찾아주기도 하고, 팀을 심도 있게 분석해주기도 한다. 구단이 감독을 찾을 경우에는 감독의 스타일과 플레이 모델도 분석해 준다. 예를 들어 구단이 드리블 능력과 수비 기술을 겸비한 선수를 찾는다면, 우리의 상담 서비스는 예산과 구단 특성까지 고려해 최적의 선수를 찾아 줄 것이다."


손흥민의 EPL 득점 상황을 분석한 화면. 드리블랩 제공

▲ 한국축구에 대한 관심


드리블랩과 대화를 나누게 된 이유는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을 밝히고 나섰기 때문이었다. 관계자는 "이미 K리그1과 K리그2를 100% 커버하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도 커버한다. 한국은 아시아 최고 리그 중 하나라고 본다. 유럽에서 뛰는 훌륭한 선수도 많이 배출했다보니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쟁업체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축적해야 하는 빅데이터 분야에서 프로 경기만으로는 부족하며, 한국의 아마추어 대회까지도 정보를 수집해 해외에 소개하겠다는 것이 드리블랩의 구상이다. "아시아 축구, 그 중에서도 한국 축구는 주변 환경을 볼 때 굉장히 중요한 잠재력을 지녔다고 본다. 프로 경기는 커버하고 있지만 한국 유망주가 성장하는 곳은 수많은 유소년 대회들이다. 축구 문화는 전세계에 퍼져 있기 때문에 위대한 선수가 될 재목들은 알려지지 않은 대회에서 발굴될 수 있다."


사진= 드리블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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