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절챌린지' 중 뇌사한 英12세..인공호흡기 놓고 소송전 왜
영국에서 '기절 챌린지'에 동참했다가 뇌사 상태에 빠진 아들의 생명 유지 장치 제거 여부를 놓고 병원과 소송전을 벌이던 부모가 영국 법원에 이어 유럽인권재판소(ECHR)에서도 패소했다.
3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2살 아치 배터스비는 지난 4월 초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된 이후 로열런던병원으로 옮겨져 인공호흡기와 약물치료 등으로 연명해왔다고 밝혔다.
배터스비 부모는 아들이 당시 온라인으로 '기절 챌린지'에 동참하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진들은 배터스비의 뇌간이 이미 죽어 회복할 가망이 없다고 보고 생명유지 장치를 제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부모는 아들의 심장이 뛰는 한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맞섰다.
이에 부모는 병원 결정을 막기 위해 현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1·2심이 병원 손을 들어주고 대법원도 상고 신청을 기각하면서 ECHR에 치료 중단을 막아달라는 긴급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이날 ECHR은 "가처분 조치를 내리지 않기로 했다"며 "아치 배터스비로부터 생명유지 치료를 철회하도록 허용한 국내(영국) 법원의 결정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터스비 어머니는 ECHR 결정이 나오자 병원 밖에서 기자들을 만나 "우리 마지막 선택지였다"며 "배터스비가 살 권리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배터스비 부모는 아들이 지금 있는 병원에서 나가 호스피스(임종이 임박한 환자가 머무르는 시설)로 이송될 수 있도록 런던 법원에 소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병원 측은 배터스비 상태가 불안정해 가까운 거리라도 이송되면 위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관련 소송이 제기되면 진행되는 동안에는 배터스비에 대한 치료를 계속하겠다고 전했다.
또 부모는 해외 몇 군데에서 아들의 치료를 제안한 곳이 있다며 이 방법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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