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기 두려워 밥까지 굶는 나.. 혹시 외모강박증?

강수연 헬스조선 기자 2022. 8. 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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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이형장애, 외모 불만족으로 자신 혐오
성형 반복하는 성형중독으로 이어질 수도
신체에 대한 잘못된 생각 갖지 않도록 인지치료
일러스트=박상철
직장인 A씨는 이제 마스크가 없으면 불안하다. 그래서인지 식사 자리 등 가급적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상황을 피한다. 언젠가부터 마스크 쓴 얼굴과 자신의 얼굴이 다른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 혹시라도 사람들로부터 ‘마기꾼(마스크+사기꾼)’이라는 소리를 들을까 봐 겁도 난다.

마스크가 일상이 된 시대에 A씨 같은 사례는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선 마스크를 벗기 싫다는 이유만으로 급식 먹기를 거부하는 10대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선 마스크 착용 전후의 모습이 달라 상대방에게 실망감을 주기 싫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벗지 않는 학생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마스크를 벗으면 불안하고, 마스크를 벗은 원래의 내 얼굴을 혐오하는 것도 과연 병일까?

◇마스크라는 가면 벗겨질까 두려워해
전문가는 이러한 현상을 가면증후군에 빗대어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가면증후군은 자신을 과소평가하며 가면이 벗겨진 자신의 본 모습이 드러날까봐 두려워하는 심리다.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현수 교수는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로 인해 마스크 벗은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려 하는 것이다”며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착용하게 되면서 가면증후군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신체이형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가면증후군은 신체이형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가면증후군은 공식적인 정신질환은 아니었지만, 신체이형장애는 흔히 외모강박증으로 알려진 질환으로, 공식적인 정신질환에 속한다. 신체이형장애는 실제로는 외모나 신체에 결점이 없는데도 심각한 결점이 있는 것처럼 생각해 자신의 신체 특정 부위까지 혐오하는 장애를 말한다. 신체이형장애 환자들은 외모에 대한 불만족으로 성형외과를 방문해 성형수술을 끊임없이 받기도 한다. 따라서 신체이형장애를 가진 사람은 성형 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높고, 우울감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식사 등 일상에 지장이 갈 정도로 마스크 착용에 집착하면서 얼굴을 가리는 행위 역시 신체이형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A씨의 사례도 신체이형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을까? 단지 위 사례만 보고 신체이형장애를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신체이형장애 고위험군이라 볼 수 있다. 김현수 교수는 “A씨 사례에서 더 나아가 성형을 목적으로 한 소비가 반복되고, 사회생활과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살기 힘든 상태라 생각된다면 신체이형장애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체이형장애의 발병 원인은 무엇일까?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은 모른다. 하지만 환경적 요인이 신체이형장애의 발병에 크게 기여한다는 점은 전문가들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코로나19와 SNS 발달 등의 환경적 요인이 신체이형장애 발병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신체이형장애 발병에 취약한 사람도 있다. 대개 청소년기와 청년 시기에 많이 발병하고, 남성보단 여성 환자가 많다.

◇외모에 대한 잘못된 생각 갖지 않도록 해야
신체이형장애 치료는 인지행동치료나 약물치료를 한다. 인지행동치료는 자신의 신체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갖지 않고, 자존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목적으로 시행되는 치료다. 김현수 교수는 “신체이형장애 환자는 외모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로 성형외과 측에서 이러한 환자들에게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을 권유하는 사례도 꽤 많다”고 말했다. 약물치료는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등과 같은 약물을 처방해 세로토닌의 균형을 맞춰준다. 신체이형장애는 세로토닌의 비정상적인 기능과도 연관 있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한편, 거식증 등의 섭식장애는 신체이형장애와 다르다. 최근 ‘개말라 인간’ ‘뼈말라족’이 SNS 등을 통해 유행하고 있다. ‘개말라 인간’이 되기 위해 무리하게 금식하거나 폭식 후 구토하는 등의 다이어트를 할 때 거식증 등의 섭식장애를 겪을 위험성이 높아진다. 이처럼 마른 몸매를 갖기 위해 체중조절을 위한 부정적인 행동이 나타나는 것은 신체이형장애보다는 섭식장애 증상에 가깝다. 섭식장애는 정신 질환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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