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에 반소매 입을 정도.."북극은 굉장히 더워진 상태"

극지 전문가 "평년 대비 10도 이상 기온 올라..북극은 평균 약 4도 상승"
녹는 빙하로 갖가지 피해 우려.."에너지 사용 줄여야"

지구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여름철 극심한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북극의 그린란드 기온이 크게 올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극심한 폭염으로 전 세계 곳곳이 몸살을 앓는 가운데 북극의 그린란드에선 반소매와 반바지를 입고 생활할 만큼 포근한 날씨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극지 전문가는 "북극은 굉장히 더워진 상태"라며 "그린란드처럼 10도씩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춘기 극지연구소 빙하환경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은 4일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 출연해 "(그린란드의 경우) 7월 중순에는 평년 대비 10도 이상 기온이 올라갔다"며 "15~20도 정도까지 기온이 올라갔으니 반소매, 반바지를 입고 다닐 수도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같은 기온상승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를 지목했다. 그는 "계절적인 특성도 있지만 평년 대비 10도 이상 올라갔으니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지구 평균 기온이 100년 전에 비해서 1도 조금 넘게 올랐다. 1도로 큰 변화가 있냐고 생각하겠지만 평균적인 것이지, 북극은 굉장히 더워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북극은) 평균적으로 4도 정도 상승했다고 관측된다. 극지방, 그리고 빙하나 해빙들이 민감하기 때문에 얼음과 대기의 상호작용에 의해 더 빨리 기온이 상승한다"며 "평균 기온이 이렇게 상승하면 기온 자체의 변동 폭도 증가하고, 1년 중 최고 기온이 4도 이상 증가할 수 있다. 그린란드처럼 10도씩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비해 기온이 굉장히 높은 상태를 폭염이라고 한다면, 지구에서 폭염이 가장 자주 발생하는 곳이 북극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북극 기온 상승으로 빙하가 녹는 속도가 가속화된다면 전 지구적으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유럽에서 폭염으로 알프스산맥의 빙하가 갑자기 붕괴해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던 것처럼 산사태가 발생하거나, 빙하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해수면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린란드가 모두 녹게 되면 전 지구 수면이 7m 상승하는데, 해수면이 상승할 경우 한국 역시 피해를 볼 수 있다.

이 연구원은 빙하가 녹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선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인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탄소 중립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인간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은 탄소를 활용하는 연료에서 나오기 때문에 에너지를 덜 사용하거나, 태양열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또 "개개인이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