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다이너마이트 튼다..韓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 '발사D-1'
대한민국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가 발사 준비를 마쳤다. 발사를 하루 앞둔 다누리는 4일 오전 11시 15분(현지시간 3일 오후 10시 15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미 우주군기지 40번 발사대에서 수직으로 기립하고 추진제 공급계 연결 작업 등을 진행했다.
발사 D-1…기상 상태 양호
다누리는 내일(5일) 오전 8시 8분(현지시간 4일 오후 7시 8분) 발사 예정이다. 기상 상황이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데, 현지 기상 당국에 따르면 발사 당일 날씨는 상당히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 발사 당일에는 발사 시작 약 38분 전부터 연료와 산화제 충전이 시작되고, 발사 35분 전부터는 자동 운용 시스템이 가동된다. 발사 15분 전부터는 발사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달 궤도선 어떻게 이송됐나
다누리는 지난달 5일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특수 제작된 컨테이너에 실려 인천공항으로 이송된 후 화물기에 실려 미국으로 옮겨졌다. 아직 국내 기술로는 다누리를 달 전이궤도에 올려놓을 수 없어 미국 민간우주업체 스페이스X의 발사체 팰컨9에 실려 달로 떠나기 때문이다. 다누리는 지난달 7일 미 우주군기지 내 스페이스X 탑재체 조립시설에 도착한 뒤 상태 점검과 통신 시험, 추진제 충전, 인터페이스 검증, 발사체 어댑터 결합 등 준비 작업을 마쳤다.
한 차례 예상치 못한 상황도 발생했다. 점검 과정에서 스페이스X 측이 추가 작업이 필요한 부분을 발견해 발사 일정이 당초 3일에서 5일로 이틀 미뤄진 것이다. 스페이스X는 팰컨9의 1단 점검 과정에서 9개 엔진 중 1개 엔진 센서에서 이상을 발견, 이틀간 교체 작업을 했다. 김대관 항우연 달탐사사업단장은 “재사용 로켓인 팰컨9의 정기 점검에서 이상 발생은 흔한 일”이라며 “복구 절차가 완료돼 현재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4개월 보름 걸려 달로 가는 다누리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발사 40분 뒤 다누리는 팰컨9에서 분리된다. 20분이 더 흐르면 지상국과 최초 교신을 할 수 있다. 발사 5~6시간이 지나면 다누리가 목표했던 달 전이 궤적 진입에 성공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다누리는 발사 후 4개월 보름에 걸쳐 달 궤도에 도착하고 12월에 임무 궤도에 안착한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다누리를 직접 달로 쏘지 않고 탄도형 달 전이 방식으로 쏘기 때문이다. 지구나 태양 등 행성의 중력 특성을 이용해 적은 에너지로 달까지 비행하는 방식이다. 비행시간은 80~140일로 오래 걸리지만, 달로 직접 쏘는 것보다 연료 소모량이 25%가량 적다. 임무 궤도에 들어간 다누리는 내년 1월부터 시험 운행을 거쳐 달 상공 100㎞에서 달 극지방을 지나는 원 궤도를 하루 12회 공전하며 1년간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안착 성공시 세계 7번째 달 탐사 국가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이날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많은 위성을 쏘아 올리면서 지구 중력권에만 있었던 것을 벗어나 우주로 나가기 시작했다”며 “우주로 나간다는 표현 이후가 실질적인 우주 탐사의 시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달에 사람을 보낸 국가는 미국이 유일하다. 러시아와 중국은 달에 무인 착륙선을 보냈다. 달 궤도선까지 포함하면 일본과 유럽연합, 인도까지 모두 6개국이 달 궤도선을 보내는 데 성공했다. 다누리가 성공적으로 달 궤도에 안착해 임무를 수행하면 한국은 세계 7번째로 달 궤도선 운용에 성공한 국가가 된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다누리 발사 성공은 대한민국이 지구를 벗어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는 뜻”이라며 “다누리 발사를 계기로 어떤 우주 개발을 해야 할 지, 우주 발전은 국가 발전과 어떻게 연계돼야 할 지를 음미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BTS 인기곡 구로 보내는 실험도
다누리는 항우연이 개발한 궤도선 본체와 국내 출연연구기관 및 대학이 개발한 임무 탑재체 5종, NASA가 개발한 탑재체 1종으로 구성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만든 감마선 분광기는 달 표면 자원 탐사를 위한 감마선 분광을 측정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만든 우주인터넷 탑재체는 심우주 탐사용 우주인터넷을 시험한다. 가수 방탄소년단(BTS)의 노래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 파일을 실어 보내 이 파일을 재생해 지구로 보내는 시험이 이뤄질 계획이다.
이 밖에도 경희대에서 만든 자기장 측정기와 한국천문연구원에서 만든 광시야 편광카메라, 항우연이 제작한 고해상도 카메라로 달 표면을 촬영하고 주변 자기장 세기를 측정한다. NASA의 섀도 캠으로는 달 극지방의 영구음영지역의 영상을 촬영한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NASA가 다누리에 섀도 캠을 실은 것은 한국을 우주 탐사의 협력 파트너로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앞으로 달, 화성 등 심우주 탐사에 있어 미국과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실제 이번 협력으로 한국이 2031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달 착륙선 발사에 필요한 풍부한 자료를 얻을 수도 있다. 존 구이디 NASA 우주탐사시스템부 부국장은 “태양이 비추지 않는 달 극지방은 수십억년간 쌓인 물질이 있고, 달에 기지를 만들 때 쓸 연료를 얻을 수 있다”며 “한국이 착륙선을 만든다면 달 극지방 탐사를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네버럴 = 공동취재기자단,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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