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만에 최고 임금인상률..IT업종은 고공행진
물가가 치솟으면서 임금도 함께 오르고 있다. 19년 만에 가장 높은 임금인상률을 기록했다.
고용노동부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100인 이상 사업체 3613개의 협약임금인상률(노사 임금협상에 따른 인상률)을 조사한 결과다. 노사는 임금 총액 기준으로도, 통상임금 기준으로도 모두 5.3% 인상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임금총액 기준 4.2%, 통상임금 기준 4.6%)에 비해 각각 1.1%p, 0.7%p 올랐다.
비록 전 사업장의 연간 협약임금인상률이 아닌 100인 이상 사업체의 상반기 잠정치이지만 5%대(임금총액 기준)를 기록한 것은 2011년(5.1%) 이후 11년 만이다. 인상률로 따지면 2003년 6.7% 인상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다.
임금협상을 하면서 물가상승분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6월 물가상승률은 전년보다 6% 올랐지만, 협약 체결 시점이 아니라 협상 과정에서 상승분을 따진다고 볼 때 5월 물가상승률인 5.4%에 근접한 임금인상률이다.
노사가 인상률을 결정할 때 가장 많이 들여다본 것은 기업의 실적과 성과(40.3%)였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률(32.2%), 같은 업종의 임금수준(9.2%), 인력 확보와 유지(6.8%) 순으로 고려했다. 좋은 실적으로 바탕으로 임금 인상 여력이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인상률이 높았다는 의미다.
민간부문 인상률(임금총액 기준 5.4%)이 공공부문(1.4%)보다 크게 높은 것도 실적이나 지급 여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공공부문은 정부의 예산 통제를 받는 데다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곳이 많다.
업종에 따라 인상률에 미치는 요인은 달랐다. 정보통신업이나 제조업, 건설업, 도·소매업은 기업의 실적과 성과를 먼저 따지는 경향이 강했다. 반면 사업시설 관리업이나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최저임금 인상률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업종은 노사 협상에 의한 임금인상이 이뤄지기보다 국가에 의해 책정되는 임금(최저임금) 인상률이 고스란히 반영되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임금인상률이 더 높았다. 300인 이상 사업체의 협약임금인상률은 임금총액 기준으로 5.4%로 300인 미만 사업체의 인상률(5.1%)보다 높았다. 특히 1000인 이상 사업체의 인상률은 5.6%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의 인상 여력에 따른 차이로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사회 양극화의 심화가 우려된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임금 결정은 노사 자율의 영역이지만, 하반기 어려운 경제 상황과 원·하청 또는 대·중소기업 간 상생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문제를 고려해 노사가 임금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업이 7.5%로 가장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기업실적·성과(63%)와 인력 확보·유지(14.5%)가 임금 결정의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산업의 호황과 우수 인력 확보 경쟁이 임금을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비슷한 이유로 건설업도 6.4%를 기록했고, 제조업(6.0%)도 높았다.
지역별로는 인천이 임금총액을 기준으로 6.4% 인상률을 기록해 가장 높았다. 경기도(6.2%)와 서울(5.3%)도 인상률 상위권에 올랐다. 사업체 절반 이상이 소재한 수도권 지역에서 임금인상률이 높게 나타난 셈이다.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충남이 5.7% 인상률로 가장 높았다.
강원은 전국에서 가장 낮은 1.3% 인상률을 보였다. 세종과 전북이 각각 3.4%로 그 뒤를 이었다. 이외에 광주, 전북, 경북, 대전지역이 임금인상률 4%를 밑돌았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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