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텃밭도 낙태권 '유지' 손 들었다.. 민주당 중간선거 전략 성공할까

김윤진 2022. 8. 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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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캔자스주에서 임신중단권(낙태권)을 폐기하는 주 헌법 개정이 주민투표로 무산됐다.

보수 성향이 강한 캔자스주에서 낙태권 보장에 힘을 싣는 결과가 나오면서, 낙태권 이슈화가 중간선거를 앞둔 민주당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공화당에서 추진한 헌법 개정이 무산되자 낙태권 논쟁이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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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캔자스주, 낙태권 폐기 주 헌법개정 주민투표 부쳐
반대 58.8%·찬성 41.2%, 낙태 찬성 측 예상 밖 승리
민주당, 중간선거에서 낙태권 이슈 본격 쟁점화 할 듯
(AP=연합뉴스)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캔자스주 예비선거에서 낙태권 보호 조항을 삭제하는 주 헌법 개정안이 주민투표서 부결된 이후 주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윤진 인턴기자] 미국 캔자스주에서 임신중단권(낙태권)을 폐기하는 주 헌법 개정이 주민투표로 무산됐다. 보수 성향이 강한 캔자스주에서 낙태권 보장에 힘을 싣는 결과가 나오면서, 낙태권 이슈화가 중간선거를 앞둔 민주당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지난 2일(현지시각) 캔자스주는 11월 중간선거에 출마할 각 당의 후보자를 뽑는 예비선거에서 '낙태권 폐기 주 헌법 개정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공화당 진영에서 추진한 이번 투표는 캔자스 주 헌법에서 임신중단권 보장을 명시한 조항을 삭제하는 것에 대한 주민 의견을 물었다. 현재 캔자스주는 임신 22주까지 낙태를 허용한다.

3일(현지 시각) 오후 6시까지 약 97% 개표 된 가운데, 낙태권 보장 헌법 조항 삭제에 반대하는 유권자가 58.8%로 집계돼 찬성하는 유권자(41.2%)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캔자스는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약 15%포인트 표차로 승리하는 등 전통적으로 보수층이 우세한 지역이어서 결과에 더욱 이목이 쏠렸다.

공화당에서 추진한 헌법 개정이 무산되자 낙태권 논쟁이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6월 미 연방대법원이 연방 차원에서 여성의 임신중단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공식 폐기하면서 낙태권은 미국 최대의 정치적 이슈로 부상했다. 이후 민주당은 낙태권 옹호를 전면에 내세워 중간선거에서 반전을 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통상 중간선거는 대통령의 중간평가 성격이 강해 집권 정당에 불리한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 등까지 겹쳐 민주당이 크게 패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캔자스주 주민 투표는 대법원 판결 이후 처음으로 주 차원에서 실시한 낙태권 관련 투표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투표 결과를 두고 "대법원 판결이 중간선거에서 지지층을 활성화할 것이라는 민주당의 기대를 증명한다"고 평가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낙태권 문제가 민주당에 반전을 가져오기는 어렵다면서도 "(양당의) 격차를 줄이고, 민주당의 지지층을 결집하면서 부동층과 교외 지역 여성에게 당의 인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첫 증거"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에 민주당은 진보 유권자들의 결집이 두드러지는 낙태권 이슈에 대응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폴리티코는 "앞으로 민주당의 과제는 중간선거에서 당의 후보들을 낙태권과 연관시키고 관련해 공화당에 공세를 퍼붓는 것일 반면, 공화당은 물가 상승 등 낙태권 이외의 주제에 계속 집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 역시 캔자스주 주민 투표 결과를 환영하면서 적극적으로 낙태권 옹호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캔자스주 주민 투표 다음날인 3일(현지 시각)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 차원에서 여성이 낙태를 위해 다른 주로 이동하는 비용을 지원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은 이날 "(캔자스) 투표는 이번 가을 미국인들이 낙태권을 보존·보호하는 방향으로 투표할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라고 호평하며, "궁극적으로 의회는 로 대 웨이드를 연방법으로 성문화해야 한다"고 강조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지지를 호소했다.

김윤진 인턴기자 yj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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