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만 수출 차질 우려..긴장의 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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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항의 표시로 대만 주변 해·공역에서 군사훈련을 예고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중국을 비롯한 대만, 홍콩 등 대(對)중화권 무역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4일 산업계는 중국이 대만 주변 해·공역에서 오는 7일까지 사실상 대만을 봉쇄하는 성격의 군사훈련을 실시함에 따라 대만 교역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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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유현석 기자, 세종=이동우 기자]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항의 표시로 대만 주변 해·공역에서 군사훈련을 예고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중국을 비롯한 대만, 홍콩 등 대(對)중화권 무역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4일 산업계는 중국이 대만 주변 해·공역에서 오는 7일까지 사실상 대만을 봉쇄하는 성격의 군사훈련을 실시함에 따라 대만 교역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만과의 무역 규모는 총 282억8900만달러로 전년 동기(220억6100만달러) 대비 28.2% 증가했다. 한국 전체 교역에서 대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4%로 크지는 않지만 전체 무역국 순위로는 중국, 미국, 베트남, 일본, 호주에 이은 6위다. 무역수지는 역시 5억29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코로나19 이후 주춤했던 교역이 지난해부터 활기를 되찾고 있던 터였다.
특히 한국과 대만의 교역이 반도체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올해 상반기 한국의 대(對) 대만 메모리반도체 수출액은 21억5233만달러로 수출품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대만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는 강하지만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분야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만에 글로벌 IT 기업과 부품사들의 생산기지가 집중돼 있어 지금과 같은 대만 해·공역에서의 군사훈련이 빈번해지고 장기화할 경우 또 다시 반도체 및 IT 기기에 대한 공급망 교란이 발행할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 중국이 대만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예고하면서 대만을 오가는 여객·화물 항공편에도 변화가 생겨 물류차질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로 가는 항공편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대만 영공을 통과하는 대신 우회하는 방식으로 항공기를 운항하는 대안을 마련했다. 대만행 항공편은 스케쥴 변경이 시작됐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이날 출발하는 항공기를 3시간 조기 운항했고, 오는 5~7일 운항 예정인 항공편의 경우 국토교통부의 공고 내용에 따라 하루 전 운항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대만으로 수출되는 한국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대부분 항공기를 통해 운반되기 때문에 하늘길이 막히면 수출에 차질이 생긴다"고 전했다. 무역협회는 "아직까지는 중국의 대대적인 군사훈련으로 직접적인 수출기업들의 피해 사항이 접수되지 않았지만 무력 시위가 장기화할 경우 일부 기업들의 수출 지연 등 피해가 커질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대중 첨단반도체 투자 봉쇄에 나서면서 대만을 포함한 한국, 일본 등 이른바 ‘칩 4동맹’을 추진하는 점도 한국에겐 부담이다. 특히 중국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운영 중인 한국 기업들은 미중 갈등에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이미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는 30년만에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중국과의 교역이 흔들리고 있다. 대중 수출을 비롯한 중화권 교역이 흔들릴 경우 우리나라의 전체 무역수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인교 인하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이번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 갈등에서 특히 첨단 기술분야에 대한 미중 분리가 가속화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첨단 산업 분야에서의 대중국 수출 등 타격이 크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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