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가 뭐에요?" 고물가에 지갑 닫은 MZ

김한나 2022. 8. 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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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교통비 같은 고정 지출을 제외하곤 크게 소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생활에 필요한 돈만 최소로 쓰고 있다"면서 "커피값을 아끼려고 커피 원액을 사서 제조한 커피를 외출할 때 텀블러에 가지고 다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적인 성장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일치된다"면서 "(무지출은) 목표 설정을 해서 계획을 세우고 달성해 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MZ세대 사이 긍정적인 문화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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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물가에 '무지출 챌린지' 확산
"MZ세대 내적 성취감 높이는 긍정문화"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작년 같은 달보다 6.3% 올랐다. 사진은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연합뉴스 

#사회 초년생인 김 모씨(28)는 한달 전부터 ‘무지출 챌린지’를 실천하고 있다. 점심은 구내식당에서 해결하고, 커피숍 대신 탕비실 믹스커피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 외식비가 부담스러워 저녁 약속도 웬만하면 잡지 않는다. 퇴근 후엔 미리 장을 봐 둔 식자재를 활용해 집에서 차려먹는다. 어쩌다 대형마트를 가도 일부러 늦은 저녁에 들러 1+1 할인 상품만 구매한다. 영화가 보고 싶으면 중고 커뮤니티로 관람권이나 할인 쿠폰이 없나 뒤진다. 옷을 좋아하지만 쇼핑을 안 한지도 꽤 됐다. 퇴근 후 가던 헬스장도 끊고 대신 저녁마다 한강에 나가 조깅을 한다.

김씨는 “교통비 같은 고정 지출을 제외하곤 크게 소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생활에 필요한 돈만 최소로 쓰고 있다”면서 “커피값을 아끼려고 커피 원액을 사서 제조한 커피를 외출할 때 텀블러에 가지고 다닌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커피값이 최소 3000~4000원이라 치면 2주 동안 최대 4만원까지 아낄 수 있다고 했다. 김씨는 “물가 상승은 저같은 사회 초년생에게 더 크게 와닿는다”면서 “처음엔 궁상인가 싶었지만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지출을 극단으로 줄이는 MZ세대가 늘고 있다. 김씨도 그 중 한 명이다. 특히 최근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2030세대가 허리띠를 조이기 시작했다. 현재의 행복을 위해 아낌없이 소비하던 ‘욜로족’이 가고, 치솟는 물가에 ‘무지출’을 자구책으로 택한 것이다.

무지출 챌린지란 하루 종일 한푼도 쓰지 않고 생활하는 소비패턴을 뜻한다. 이들은 SNS에 자신의 소비 또는 무지출 행보를 기록하는 등의 방식으로 챌린지를 이어가고 있다.

SNS에 올라온 무지출 챌린지 게시물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을 비롯해 각종 SNS에 ‘무지출’을 검색하면 다양한 게시물들이 눈에 띈다. 가계부 내역부터 절약 꿀팁, 돈을 모으는 방법 등이 주를 이룬다. ‘도전자’들은 SNS로 무지출 인증샷을 공유하거나 각종 커뮤니티에 무지출 공개 선언도 한다. 여기에 부수입까지 창출하는 무지출 부수입족도 생겨났다. 

온라인 재테크 커뮤니티에서도 무지출 체험기 등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무지출 챌린지 과정을 담은 한 브이로그 영상은 조회수 66만회를 넘겼다.

극심한 물가가 무지출 챌린지를 유행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100)로 전년 동월대비 6.3% 급등했다. 이는 외환 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대에 진입한 뒤 올해 3월(4.1%)과 4월(4.8%) 4%대를 기록했다. 이후 5월 5.4%, 6월 6.0% 순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너나 할 것 없이 엄격한 소비 통제에 나서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재 유행하는 무지출 챌린지는 과거 ‘자린고비’로 인식되던 절약과는 다르다. 돈을 무작정 아끼기보다 ‘갓생(신을 의미하는 ‘갓’(God)과 인생을 뜻하는 ‘생’ 합성어로 부지런하고 타의 모범이 되는 삶)’ 트렌드가 더해지면서 일종의 자기계발과 성장 일부로 바라보는 것이다. 

또 기존 플렉스나 욜로에서 피로감을 느낀 MZ세대에게 무지출 챌린지는 철저한 지출 관리로 미래를 대비하는 하나의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이러한 무지출 현상이 자린고비처럼 생각될 수 있지만 최근 MZ세대에게는 성취감을 맛보게 하는 문화 현상 중 하나”라면서 “물가 상승 등 경기가 안좋은 상황에서 지출을 최소화하면서 본인 생활을 유지하며 얻는 사회적인 성취감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내적인 성장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일치된다”면서 “(무지출은) 목표 설정을 해서 계획을 세우고 달성해 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MZ세대 사이 긍정적인 문화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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