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합창의 향연.. '한여름의 메시아' '마지막 눈사람' 등 눈길

장지영 2022. 8. 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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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일 서울시합창단, 12·31일 국립합창단 공연
서울시합창단의 ‘한여름의 메시아’(왼쪽)와 국립합창단의 ‘2022 써머 코랄 페스티벌’ 포스터.

인류의 역사에서 인간은 수많은 악기를 만들어 왔지만, 최고의 악기는 바로 인간의 목소리다. 그리고, 그런 목소리들이 조화롭게 결합한 ‘합창’에는 인간의 목소리가 만들어내는 최고의 아름다움이라는 수식어가 붙곤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합창은 비말에 의한 전염 위험 때문에 공연이 잇따라 취소되는 타격을 받았다. 최근 엔데믹 전환과 함께 합창이 다시 기지개를 켜는 가운데 국내 국공립 합창단의 양대 산맥인 서울시합창단과 국립합창단이 올여름 흥미로운 기획 공연을 내놓았다.

서울시합창단(단장 박종원)은 오는 9~10일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한여름의 메시아’를 마련했다. 이번 공연은 크리스마스와 부활절 대형 콘서트홀의 단골 레퍼토리인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한여름 소형 콘서트홀에 올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서울시합창단은 화려함과 웅장함보다 선율을 강조한 경쾌함과 우아함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16세기 이탈리아에서 처음 등장해 17~18세기 성행한 오라토리오는 대부분 성서에서 줄거리를 가져온 악극이다. ‘종교 오페라’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세속적으로 인기를 끌던 오페라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무대장치가 없고 성악가가 연기하지는 않지만, 오페라와 마찬가지로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맞춰 독창과 중창 그리고 합창이 등장한다. 다만 오페라와 비교해 합창의 비중이 매우 크며, 해설자가 이야기의 줄거리를 낭송하는 것이 특징이다. 헨델의 ‘메시아’는 하이든의 ‘천지창조’, 멘델스존의 ‘엘리야’와 함께 세계 3대 오라토리오로 꼽힌다.

박종원 서울시합창단장이 직접 지휘를 맡고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이 연주하는 이번 공연에는 서울시합창단과 함께 소프라노 허진아, 카운터테너 정민호, 테너 김세일, 바리톤 강주원이 참여한다. 서울시합창단은 ‘메시아’ 중 가장 인기 있는 곡인 ‘할렐루야’의 악보를 객석 입장 시 배포해 관객과 함께 부를 계획이다.

박종원 서울시합창단장(왼쪽)과 윤의중 국립합창단장. 서울시합창단·국립합창단

국립합창단(단장 윤의중)은 12일과 3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022 써머 코랄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합창 음악의 저변 확대를 위해 지난해 시작된 ‘써머 코랄 페스티벌’은 올해 국내 초연작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12일엔 영국 작곡가 본 윌리엄스(1872~1958)의 ‘바다 교향곡’을 한국 초연으로 선보이며, 30일엔 한국 작곡가 최우정에게 위촉한 신작 ‘마지막 눈사람’을 초연한다.

‘바다 교향곡’은 윌리엄스가 미국 시인 월트 휘트먼의 시집 ‘풀잎’에 매료돼 만든 첫 교향곡으로 1910년 초연됐다. 거친 바다를 헤쳐나가는 뱃사람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개척정신과 불굴의 의지를 담았다. 4악장으로 이뤄진 이 작품은 고전적인 교향곡 양식을 따르지만, 성악이 많아 칸타타(작은 오라토리오) 같은 느낌을 준다.

윤의중 국립합창단장 지휘로 선보이는 이번 공연에는 국립합창단과 함께 광명시립합창단, 시흥시립합창단, 파주시립합창단, 클림오케스트라가 협연한다. 소프라노 첼시 알렉시스 헤름, 베이스 마르케스 제렐 러프가 독창자로 나선다.

30일 ‘마지막 눈사람’은 오페라 ‘1945’ ‘달이 물로 걸어오듯’, 음악극 ‘적로’, 뮤지컬 ‘광주’ 등으로 잘 알려진 작곡가 최우정의 신작 칸타타다. 우화 ‘눈사람 자살사건’을 중심으로 시인 최승호가 눈사람과 눈을 소재로 쓴 시들을 엮은 이 작품은 빙하기 지구에 홀로 남은 눈사람의 비극을 그렸다. 눈사람의 독백을 통해 폐허 위에 선 존재의 고독과 절망감을 드러내는데, 배우 김희원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최우정은 이번 작품의 작곡뿐만 아니라 리브레토, 편곡, 연출까지 맡았다.

윤의중 단장의 지휘로 국립합창단, 서울 비르투오지 챔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마지막 눈사람’은 메시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 영상을 활용한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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