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매우 못함' 극안티층 급증.."조국사태 때 文수치 넘어섰다"
대통령에 대한 여론은 칼로 무 자르듯 찬반으로 양분하기가 쉽지 않다. 개인에 따라 대통령을 지지·비토하는 강도가 제각각이고, 돌발 이슈나 정부 성과에 따라 지지율이 요동치는 일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여론조사업체에서는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를 조사할 때 응답자의 반응을 단순히 ‘잘한다’와 ‘못한다’ 두 가지로 분류하지 않고, 네 가지로 좀 더 세분화한다. ‘매우 잘함, 잘하는 편, 못하는 편, 매우 못함’으로 선택지를 나눠 응답자의 반응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분류한다는 취지다. 이중 ‘매우 잘함’을 고른 응답층을 일종의 팬덤층으로, ‘매우 못함’이라는 응답자는 ‘극안티층’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복수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극안티층’ 급증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런 추세는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한 뒤 시작됐다.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지방선거 뒤 실시된 6월 첫째 주 조사에서 ‘매우 못함’이라는 응답은 12%에 그쳤지만, 2주 뒤 18%로 오르더니 7월 마지막 주 조사에서는 35%로 급증했다. 같은 조사에서 ‘매우 잘함’ 응답이 12%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는 ‘매우 못함’ 응답이 6월 첫째 주 32.3%에서 7월 마지막 주 59.5%로 급증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같은 기간 ‘매우 못함’ 응답이 29.1%에서 56.8%로 크게 늘었다. 반대로 ‘매우 잘함’ 응답은 33.9%에서 19.8%로 떨어졌다.
긍정평가 응답자 중 팬덤층(매우 잘함)과 일반 지지층(잘하는 편)이 비교적 균등하게 분포하는 것과 달리, 부정평가 응답자는 대다수가 극안티층에 쏠려있다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리얼미터의 7월 마지막 주 조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매우 잘함 19.8%, 잘하는 편 13.3%로 총 33.1%였다. 하지만 부정평가는 매우 못함이 56.8%에 달했고, 못하는 편은 7.8%로, 총 64.5%였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윤 대통령을 향한 극안티층 급증을 여권에서 적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은, 일반적인 반대층과 달리 마음을 되돌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팬덤층이 지지를 접는 것보다, 극안티층이 지지층으로 돌아서는 게 더 어렵기 때문에 단기간 내 지지율 반전이 쉽지 않은 상태”라며 “장관 인사 논란 및 사적 채용 의혹 등으로 인해 윤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인 ‘공정과 상식’이 흔들리고, 대선 승리의 기반이 된 20·60세대 연합이 붕괴한 것이 극안티층 급증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단순 비토층을 넘어선 분노 여론이 상당히 넓게 조성됐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 위원은 윤 대통령에 대한 극안티층 급증세를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위기와 비교했다. 정 위원은 “(한국리서치 조사 기준) 임기 초 80%에 육박했던 문 대통령 지지율이 2019년 조국 논란으로 하락했고, 임기 초 5% 수준이던 극안티층도 2019년 9~10월 30% 수준으로 두드러졌다”며 “현재 윤 대통령에 대한 극안티층 비율이 당시 문 대통령 시점을 넘어섰기 때문에 (정부가) 심각하게 인지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여당 내부에서는 조기 반전이 절실하다는 위기의식이 퍼져있다. 3선의 조해진 의원은 중앙일보 통화에서 “강도 높은 부정 여론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여당뿐 아니라 대통령실, 내각 모두 인적 쇄신 등 뼈를 깎는 변화에 나서야 한다”며 “해오던 대로 하면 반대층이 언젠가 지지층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한가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원한 재선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내홍이 외부에 당권 경쟁으로 비쳐 안티 여론을 더 자극할까 두렵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최근 윤 대통령을 겨냥한 공세의 고삐를 바짝 당기는 것도, 극안티층 급증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수도권 3선 의원은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30%대였을 때만 해도 ‘마구잡이로 비판하다간 역풍 맞는다’는 시각이 있었지만, 지금은 윤 대통령에 대한 강경 안티 여론이 뒤집히기 쉽지 않다는 인식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손국희ㆍ윤지원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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