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빌리면 월 289만원 갚아야.. 생애 첫 주택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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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생애 첫 내 집을 마련하는 경우 6억원 내에서 집값의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대다수 직장인에게는 '그림의 떡'인 것으로 분석됐다.
시중 금리가 치솟아 한도까지 대출을 받을 경우 월 289만원씩 원리금을 갚아야 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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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금 상환 외에 이자 부담 크고
DSR규제 탓에 한도까지 못 받아
이달부터 생애 첫 내 집을 마련하는 경우 6억원 내에서 집값의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대다수 직장인에게는 ‘그림의 떡’인 것으로 분석됐다. 시중 금리가 치솟아 한도까지 대출을 받을 경우 월 289만원씩 원리금을 갚아야 해서다. 만기까지 갚아야 하는 이자는 8억원에 이른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탓에 연봉 90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 아니면 이마저도 빌릴 수 없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는 소재지나 집값에 관계없이 대출을 받을 때 담보인정비율(LTV)을 80%까지 적용받는다. 기존에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게 제공하는 LTV 규제는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는 상한 50%, 수도권 일부 등 조정대상지역은 60%였다. 기존 대상에서 제외됐던 연 소득 1억원 이상 고소득자도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웠던 공약에 따라 금융당국이 은행업 감독 규정 등을 고친 결과다.
대출 한도는 4억원에서 6억원까지 늘어났다. 자기 자본 1억5000만원만 있으면 서울 시내 7억5000만원짜리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존 규제대로라면 대출을 3억7500만원(7억5000만원×50%)까지밖에 받을 수 없어 3억7500만원을 직접 마련했어야 했다.
다만 모두가 이 혜택을 누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원리금 상환 부담이 만만찮다. 시중은행에서 연 금리 5%에 만기 40년 조건으로 6억원을 빌릴 경우 월 상환액은 289만원이다. 480회차(40년) 동안 이자만 총 7억8873만원을 갚아야 한다. 배(원금)보다 배꼽(이자)가 더 크다. 이는 시중 금리가 급등한 여파다. 지난해 8월 말 2.62~4.19%였던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달 말 4.44~5.63%까지 올랐다.
DSR 규제도 발목을 잡는다. 지난달 시행된 DSR 규제 3단계에 따라 총대출액이 1억원을 초과할 경우 연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의 40%(비은행권 대출은 50%)를 넘겨서는 안 된다. 6억원을 빌리면 연 원리금 상환액이 3500만원에 육박한다. 연 소득이 9000만원가량은 돼야 한도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같은 연 금리·만기 조건이라면 연봉 3000만원 직장인은 2억5000만원을 빌리기도 어렵다.
빚 상환 부담이 급증함에 따라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는 올해 역대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1~5월 첫 집을 마련한 사람은 월평균 3만8749명이다. 이 수치가 4만명 밑으로 내려간 것은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최근 몇 년 새 집값이 너무 많이 오른 상태라 대출 한도를 늘리는 금융 지원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부동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려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양질의 공공 분양 주택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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