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 부산오페라하우스·아트센터 논란

장지영,문화체육부 2022. 8. 4.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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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클래식 음악·발레 등의 순수 공연예술을 올릴 수 있는 대규모 공연장 건립이나 개보수는 늘 갈등을 수반한다.

로열 오페라하우스 리노베이션과 관련해 영국 정부와 문화예술계는 순수 예술 지원이 영국 문화예술 발전의 기초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고, 로열 오페라하우스는 재개관 이후 오페라·클래식 음악·발레에 대한 대중의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공원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상영하는가 하면 학생 등 젊은 관객에게 대폭 할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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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오페라·클래식 음악·발레 등의 순수 공연예술을 올릴 수 있는 대규모 공연장 건립이나 개보수는 늘 갈등을 수반한다. 많은 시민이 부유층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한 오페라하우스나 콘서트홀에 세금이 투입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문화 강국’ 영국을 대표하는 로열 오페라하우스가 1998~99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에 나섰을 때 2억1400만 파운드(약 3400억원)가 투입됐다. 당시 경비의 대부분은 공적 지원으로 충당됐는데 3분의 1이 복권기금에서 나왔다. 복권기금 지원 분야에 예술이 포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복권을 사는 서민들이 비싼 오페라나 발레를 얼마나 보겠느냐는 반대 여론이 일었다. 또 지난 2017년 독일 함부르크에 개관한 엘프 필하모닉 홀은 도시 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2001년 건립 계획이 처음 발표됐다. 하지만 콘서트홀을 짓기로 했던 항만 창고가 문화재로 지정돼 철거가 불가능해지자 건물 위에 증축하는 방식으로 계획이 수정됐다. 이에 따라 공사 기간은 예정보다 3배 이상 늘어났고, 예산 역시 원래 계획의 3배가 넘는 8억7000만 유로(약 1조1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처음에 콘서트홀 설립을 지지했던 시민들조차도 엄청난 예산 급증에 마음을 바꾸는 등 여론은 차가웠다.

하지만 영국 로열 오페라하우스와 독일 엘프 필하모닉 홀은 제기된 우려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면서 참을성 있게 시민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로열 오페라하우스 리노베이션과 관련해 영국 정부와 문화예술계는 순수 예술 지원이 영국 문화예술 발전의 기초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고, 로열 오페라하우스는 재개관 이후 오페라·클래식 음악·발레에 대한 대중의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공원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상영하는가 하면 학생 등 젊은 관객에게 대폭 할인했다. 결국 로열 오페라하우스는 1999년 말 재개관 이후 시민의 사랑을 받으며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다.

엘프 필하모닉 홀은 로열 오페라하우스보다 드라마틱하다. 함부르크시 당국은 중동 자본을 유치해 콘서트홀이 포함된 건물에 호텔, 식당, 전망대 등을 넣음으로써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실제로 엘프 필하모닉 홀은 개관 이후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등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함부르크에 거주하는 모든 어린이를 콘서트홀에 초청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시민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로열 오페라하우스와 엘프 필하모닉 홀의 사례를 든 것은 부산에서 건설 중인 부산오페라하우스와 부산국제아트센터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2008년 5월 롯데그룹과 부산시가 오페라하우스 건립 기부 약정을 체결한 이후 10년 만인 2018년 공사를 착수했다. 당초 올해 5월 완공 예정이었지만 예산과 공법 문제 등으로 지연돼 2024년 10월로 미뤄졌다. 부산국제아트센터 역시 2010년 부산시가 설립을 발표한 지 10년 만인 2021년 초 착공돼 2025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공연장 역시 공사가 계속 연기되면서 건립비용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일부 시민의 반대가 여전한 가운데 최근 부산시가 부산오페라하우스를 구시대적인 시 사업소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 드러나 예술계의 반발을 불렀다. 부산시는 두 공연장 건립의 당위성은 물론 운영계획을 보다 적극적으로 시민에게 알림으로써 지지를 얻을 필요가 있다. 특히 국내외 국공립 공연장들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토대로 예술계도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장지영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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