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習, 인권 무시" 중, 대만 포위 실탄 시위

권지혜,이상헌 2022. 8. 4.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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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3일 대만에서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을 만나 "민주적으로 통치되는 대만에 대한 약속을 절대 저버리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 대만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셰펑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도착한 2일 밤늦게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를 불러들여 "천하의 못된 짓을 저지르고 고의적으로 불장난을 도발했다"며 "중국은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고 말한 대로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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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박물관 찾고 반체제 인사 면담
중국은 "머리 깨지고 피 흘리게 될 것"
윤 대통령 오늘 펠로시 만날지 관심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3일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차이잉원 총통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연설을 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미국의 대만 지지는 초당적이며 양국 간 상호 소통과 협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인권박물관 방문, 반체제 인사 면담 등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행보도 이어갔다. 이에 맞서 중국은 실탄 사격을 포함한 군사훈련에 돌입하는 등 군사적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AP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3일 대만에서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을 만나 “민주적으로 통치되는 대만에 대한 약속을 절대 저버리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 대만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그의 일정은 인권박물관 방문, 천안문 시위에 참여한 반체제 인사 면담 등 중국 압박에 초점이 맞춰졌다.

중국은 대만을 사방에서 완전히 포위하는 형태로 실탄 사격을 포함한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중국의 통일 대업을 방해하려는 시도는 헛된 일이며 반드시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펠로시 의장은 타이베이에 있는 총통부를 찾아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대만에 대한 미국의 연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면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다른 미국 의원들의 대만 방문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차이 총통을 미 의회에 초청하는 기회가 있기를 희망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특히 펠로시 의장은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을 강화하면서 혹독한 인권 탄압과 법치에 대한 무시는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이 총통은 펠로시 의장이 바위처럼 굳건한 지지를 보여준 데 감사를 표하면서 “의도적으로 고조된 군사 위협에 물러서지 않고 민주주의를 위한 방어선을 지키며 자위력 강화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에게 주는 최고 등급 훈장을 수여했다.

군사 대응을 예고했던 중국군은 4일 정오부터 7일 정오까지 대만 주변 해역에서 실탄 사격을 포함한 중요 군사훈련을 실시한다. 관영 신화통신이 공개한 지도를 보면 군사훈련은 대만 북쪽 3곳과 남서쪽 2곳, 동쪽 1곳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대만을 관할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대만해협에서 장거리 실탄 사격 훈련을 시작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군사훈련 외에도 대만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여러 선택지가 있다고 위협했다. 중국군이 대만의 군사 목표를 타격하거나 통일을 위한 법제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대만 당국이 통제하는 공역과 수역에 중국 군용기와 함정을 보내 암묵적인 휴전을 끝내는 옵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군사훈련은 1996년 대만해협 위기 때보다 규모가 더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의 비이성적인 실탄 사격 훈련은 국제 수로를 위협하고 지역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며 “갈등을 고조시키지 않는 합리적 방법으로 경계 태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격한 언사를 동원한 외교적 항의도 이어갔다. 셰펑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도착한 2일 밤늦게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를 불러들여 “천하의 못된 짓을 저지르고 고의적으로 불장난을 도발했다”며 “중국은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고 말한 대로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3일 밤 한국에 입국했다.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4일 펠로시 의장을 만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도 만날 계획이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동북아 지역의 위기가 고조되는 것은 우리에게 부담이다. 대만 문제로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북·중이 더욱 밀착할 경우 북핵 문제 해결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이상헌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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