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해외직구 줄어..엔저 일본 직구는 늘어

손해용 2022. 8. 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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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정모(35)씨는 최근 캐나다 브랜드 레깅스 제품을 해외 직구로 구매하려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기로 마음을 바꿨다. 해당 레깅스는 60달러로, 달러 대비 원화값이 1100원대였던 작년에는 6만8000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달러 대비 원화값이 1300원대로 떨어진(환율 상승) 지금은 7만8000원 수준으로 부담이 커졌다. 정씨는 “결국 같은 제품을 국내 쇼핑몰에서 8만5000원에 샀다”며 “직구 가격에 배송대행료 등을 더하면 국내 쇼핑몰에서 할인 쿠폰을 적용해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하고 배송도 빠르다”고 말했다.

13년 만에 찾아온 강달러 현상에 국내 소비자의 해외 직구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미국 직구보다 국내 쇼핑몰과 일본 직구가 상대적으로 늘고 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3일 통계청의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온라인을 통한 해외 직접 구매(해외 직구) 금액은 1조3021억원으로 전 분기(1조3714억원)보다 5.1% 줄었다. 해외 직구 금액은 지난해 4분기(1조5092억원)부터 내리막이다.

특히 국내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미국에서의 해외 직구 금액이 지난해 4분기 6009억원, 올해 1분기 5543억원, 2분기 5123억원 등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BC카드 신금융연구소의 조사에서도 올 상반기(1∼6월) BC카드 고객의 해외 직구 건수는 1년 전보다 1.4% 줄었는데, 미국 시장에서의 결제 건수가 18.3%로 가장 많이 감소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는 지난해 말 1180원대를 오가던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최근 1310원대에 거래되는 등 강달러 추세 때문으로 분석된다. 원화로 환산한 수입 제품의 가격이 비싸지자 해외 직구족의 지갑도 닫히게 된 것이다.

반면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일본이 해외 직구족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2분기 일본에서의 해외 직구 금액은 103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간 대비 31.1% 늘었다. BC카드 분석에서도 상반기 일본 직구 결제 건수는 1년 새 21.3% 급증했다. 엔화 대비 원화 가치가 지난달 950원 선까지 오르는(환율 하락) 등 엔화 약세 추이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권선무 BC카드 신금융연구소 전무는 “해외 직구 소비자는 환율에 따른 상품 가격에 민감하다”며 “강달러 추세에 국내 쇼핑이나 일본 직구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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