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 김광현도 넘었다.."같은 마운드 설 수 있어 영광"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3)은 SSG 랜더스 김광현(34)을 롤 모델로 삼는다. 시즌 초 "김광현 선배님과 같은 마운드에서 공을 던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영광일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우진은 3일 고척 SSG전에서 그 희망을 이뤘다. 심지어 7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해 김광현과의 선발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했다.
김광현은 올 시즌 10개 구단 투수 중 유일하게 1점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4연패 중이던 키움에게는 가장 피하고 싶은 상대 중 하나였다. 그러나 안우진 역시 상대 투수가 강할수록 더 힘을 내는 '승부사'다. 양현종(KIA 타이거즈),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라이온즈), 드류 루친스키, 구창모(NC 다이노스) 등 내로라하는 에이스급 투수들과의 맞대결에서 모두 이겼다.
고대하던 김광현의 승부가 성사된 이날도 그랬다. 안우진은 최고 시속 157㎞의 강력한 직구를 앞세워 선두 SSG의 강타선을 무력화했다. 슬라이더(29개)와 커브(17개), 체인지업(12개)을 섞어 능수능란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초반부터 거침 없었다. 1회 초 선두 타자 추신수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최정과 최지훈을 나란히 초구 내야 땅볼로 잡아냈다. 2회는 삼자범퇴. 3회 초 1사 후 이재원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첫 출루를 허용했지만, 최주환과 추신수를 상대로 남은 아웃카운트 두 개를 채웠다.
5회 초 처음으로 위기를 맞았다. 1사 후 김강민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다. 전의산 타석에선 투스트라이크를 먼저 잡고도 연속으로 볼 4개를 던졌다. 그러나 그게 끝이었다.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1사 1·2루에서 이재원이 좌익수 플라이, 최주환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이닝이 끝났다.
안우진은 공 4개로 순식간에 7회 초를 마친 뒤 8회 초부터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키움은 3-2로 이겨 4연패를 끊었고, 안우진은 지난해 7월 6일 이후 1년 1개월 만에 SSG전 승리를 따냈다. 시즌 11승(5패) 째다.
안우진은 경기 후 "김광현 선배님과 같은 경기에서 던질 수 있는 기회가 와서 정말 기뻤다. 이번엔 내가 운이 조금 더 좋아서 이길 수 있었다"며 "SSG 타자들과의 승부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그동안 에이스들과의 맞대결이 많았던 게 (집중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김광현도 무너지진 않았다. 6이닝 동안 공 106개를 던지면서 5피안타 2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다만 사사구가 5개로 평소보다 많았다. 키움 간판타자 이정후에게 선제 적시타와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해 어려움도 겪었다. 결국 지난 6월 7일 NC전 이후 7경기 만에 시즌 두 번째 패전을 안았다. SSG는 3연승을 마감했다.
안우진은 "김광현 선배님 컨디션이 평소보다 안 좋아 보이셨는데, 6회까지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모습을 보고 확실한 에이스라고 느꼈다. 앞으로도 많은 걸 보고 배우고 싶다"며 존경을 담은 박수를 보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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