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 건너는 하늘다리.. 연인 사랑도 이어준다

남호철 2022. 8. 3.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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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예술품·인공적 아트.. 경기도 포천이 품은 협곡·계곡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한탄강 협곡에서 올려다본 하늘다리. 밤하늘 은하수를 건너는 오작교를 연상시킨다.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빛나는 여름철 별이 견우성(독수리자리)과 직녀성(거문고자리)이다.


이런 명소로 경기도 포천의 ‘한탄강 하늘다리’가 떠오른다. 한탄강은 북한 땅인 강원도 평강군과 함경남도 안변 사이 해발 590m 추가령에서 발원해 경기도 연천군 전곡에서 임진강에 합류한다. ‘한’(漢)은 ‘은하수’를 뜻하는 말로, ‘크다·맑다·아름답다’는 의미가 있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연인 현빈과 손예진이 한탄강 하늘다리 위에서 스위스에서 일을 회상하는 장면이 나왔다.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듯한 느낌을 줬다.

포천 한탄강 하늘다리는 2018년 5월 13일 개장했다. 길이 200m 흔들형 보행전용 다리다. 출렁거리는 다리 위에서 50m 아래 한탄강 협곡을 아찔하게 조망할 수 있다. 바로 옆엔 비둘기 둥지처럼 움푹한 비둘기낭폭포가 자리한다. 높이 17m 폭포가 하얀 물줄기를 내뿜으며 옥빛 영롱한 소(沼)로 떨어진다.

하늘다리에서 상류로 가면 멍우리 협곡이다. 용암이 흘러가며 형성한 거대하고도 평평한 현무암질 용암대지를 오랜 세월 강물이 흘러 30~40m의 깊은 협곡을 만들어 놓았다. 4㎞ 넘게 ‘한국의 그랜드 캐니언’을 펼쳐놓는다. 벼룻교와 부소천교 등도 협곡의 뷰포인트다.

상류로 더 올라가면 화적연(禾積淵·명승 제93호)을 만난다. 한탄강변에 높이 13m로 솟은 화강암괴다. 볏 짚단을 쌓아 올린 형상과 비슷해 붙은 이름이다. 겸재 정선이 풍광에 반해 화폭에 담은 명승이다.

한탄강변에 13m 높이로 솟은 화강암괴인 화적연.


자연의 예술품과 달리 인공적으로 형성된 곳이 포천아트밸리다. 원래 화강암 채석장이었다. 60년대부터 30년간 단단하면서도 아름다운 화강암을 내놓았다. 청와대, 국회의사당, 대법원, 인천국제공항 등 국가 주요 기관 건축물 재료로 사용됐다. 90년대 들어 양질의 화강암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폐채석장으로 방치됐다.

2003년 공사에 들어가 국내 최초의 친환경 문화예술 공간으로 2009년 10월 개장하면서 포천 명소로 탈바꿈했다. 천문과학관, 조각공원, 하늘공원, 공연장 등 볼거리와 체험 콘텐츠가 풍성하다. 입구에서 아트밸리 정상에 자리한 천문과학관과 천주호까지는 걸어서 가도 된다. 더운 날에는 모노레일을 이용하는 것도 현명하다.

봉화산과 천주산 석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아트밸리 꼭대기에는 하늘의 별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직접 관측까지 할 수 있는 천문과학관이 자리하고 있다. 제1·2·3전시실과 천체투영실, 천체관측실 등을 갖추고 있다. 천체투영실에는 지름 12m 돔스크린이 있다. 가상의 하늘을 투영해 북두칠성, 남두육성, 견우성과 직녀성 등 별자리를 알아보는 공간이다. 천제관측실은 고성능 망원경이 설치돼 있어 해와 달, 행성, 성단 등을 직접 관측할 수 있다.

옥빛을 띤 포천아트밸리 천주호 일대 오른쪽에 넓은 조각공원이 있고, 그 앞쪽에 모노레일이 운행되고 있다.


천문과학관을 내려서면 포트아트밸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천주호다. 화강암을 채석하며 파 들어갔던 웅덩이에 샘물과 비가 유입돼 형성된 인공호수다. 최대 수심은 25m다. 호수에 가라앉은 화강토가 반사돼 옥빛을 발한다. 소원의 하늘정원으로 가는 길에 화강암을 이용한 20여점의 작품이 조각공원 곳곳에 설치돼 있다. 조각공원을 지나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소원의 하늘정원이다. 천주호 등 포천아트밸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름철 물놀이를 위해 찾기 좋은 곳이 백운계곡이다. 40년 넘게 주변 상가에 불법 점유돼 오던 계곡이 명품 청정 계곡으로 시민의 품에 돌아왔다.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용 파라솔’도 있다. 수심이 얕아 아이들이 놀기 좋은 데다 경사가 있고 물살이 빠른 곳에서는 튜브 등을 타고 ‘천연 워터 슬라이드’를 즐길 수 있어 피서지로 인기다.

여행메모
다양한 코스의 주상절리길 트레킹
비둘기낭마을에 한탄강지질공원센터

벼룻교 인근에서 본 멍우리 협곡과 멀리 부소천교 전망대.

한탄강 하늘다리와 비둘기낭폭포, 멍우리 협곡 등을 알차게 보려면 걷는 게 좋다. 여러 코스로 구성된 한탄강주상절리길이 있다. 비둘기낭폭포를 기점으로 하는 비둘기낭 순환코스(비둘기낭폭포~한탄강 하늘다리~멍우리길~징검다리~벼룻길~비둘기낭폭포 6㎞)가 인기다. 3코스인 벼룻길은 비둘기낭폭포∼멍우리 협곡 전망대∼벼룻교∼부소천교로 이어지는 6㎞ 구간으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하늘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4코스 멍우리길도 빼놓을 수 없다. 5㎞로 1시간 15분이 소요되며 징검다리를 두 차례 건넌다.

내비게이션에 '멍우리 협곡'을 검색하면 부소천교 주차장으로 안내한다. 길이 좁아 운전에 주의가 필요하다.

비둘기낭마을에는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센터가 있다. 지질관, 지질문화관, 지질공원관 등 다양한 전시관을 갖춘 우리나라 최초의 지질공원 테마 박물관이다.

포천아트밸리는 매월 첫 번째 화요일 휴장이다. 입장료와 별도로 모노레일 이용시 요금이 추가된다.

포천=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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