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당권주자 토론 2라운드..'李셀프공천·민형배 복당' 공방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이 3일 두 번째 TV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셀프 공천' 논란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박용진·강훈식 후보는 이 후보가 대선 패배 책임론에도 불구하고 보궐선거에 출마한 점을 꼬집으며 협공을 펼쳤고, 이 후보는 "민주당 공천은 시스템에 의해 결정된다"며 방어했다.
"셀프 공천 부적절" VS "시스템 공천"
박 후보는 이날 제주 MBC가 주관한 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이 후보가 계양을 공천을 받은 데 대해 "셀프 공천이고 적절하지 않았다"면서 "선당후사가 아니라 '자생당사'(자신은 살고 당은 죽었다)로 귀결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인천부터 승리하고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고 했는데 결과는 다 아는 바와 같다. 많은 분이 낙선했다"면서 "명확한 사과가 없다면 이후에도 당을 운영하는 데에 있어 사당화 논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강 후보 역시 "(계양 공천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변을 통해 말씀을 많이 드렸다"면서 "이 후보 개인의 정치도 걱정이었으나 당을 위해 만류한 분들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당의 공천은 특정인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결정된다"면서 "당이 특정인의 의사에 의해서 휘둘리는 성격이 있다고 믿는지 모르겠으나 제가 경험한 민주당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제 대표 출마에 대해서도 우리 당원들이나 민주당을 지지하는 많은 분은 동의하는데 여의도의 마음은 매우 다르다"면서 "당심과 여심(여의도의 마음)이 괴리된 대표적 케이스"라고 지적했다.
민형배 복당 문제, 李 "총의 모아 합리적 결정"
지난 4월 검찰 수사권 축소 법안 입법 과정에서 탈당한 민형배 의원의 복당 여부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이 후보는 "민형배 의원의 검찰선진화법을 위한 탈당은 평가가 정말로 많이 갈린다"면서도 "당의 필요에 의해 한 일이고 요청에 의해 한 일일텐데 당이 책임질 일이라면 당이 사과를 드리든지 적정한 조치를 하든지 해야지, 특정 개인의 책임으로 귀결시키는 건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
다만 "당 대표가 마음대로 정하면 안 된다"며 "총의를 모아서 합리적 결정을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박 후보는 "저도 민형배 의원과 친하고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안다"면서도 "또다시 당규를 뛰어 넘어서 특별한 결정을 당 대표가 할 수 있도록 열 것이냐"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강 후보도 "기본과 상식이 무너진 지점이 있었다고 본다"며 "이런 문제들은 기본과 상식에 맞게 처리되면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국 신설' 이상민 장관 탄핵 '격론'
경찰국 신설을 추진중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도 거론됐다. 특히 이 후보는 "현 정부가 법과 그 상위 규범인 헌법을 위반해서 정부조직법에 없는 경찰국을 만들겠다, 이런 것들 포함해서 꽤 여러가지 시행령에 의존하는 행정을 하려고 하는 시도들이 있다"며 "강력한 탄핵발의라든지 이런 걸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법률적 검토에 대해서 충분히 검토를 하시고 꺼내는 게 맞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 후보는 "그러면 이슈가 탄핵이냐, 아니냐로 간다"며 "경찰들이 반발하고 시민들이 반발하고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윤석열 정부의 무능함과 무도함을 드러낼 수 있는 상황에 탄핵을 꺼내면 국면이 달라진다. 그게 능수능란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저는 (탄핵 발의를) 툭 던지지 않았다"면서 "헌정질서를 지키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최고의 규범을 지키지 않는 국정에 대해서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포공항 이전 공약 도마위
이 후보가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공약한 '김포공항 이전'에 대해서도 공방이 오갔다.
강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이 후보가) 재보궐 선거에 나와서 당과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공약한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면서 "아마도 본인 출마 지역구에는 공약이 도움이 됐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제주도민들에 대한 고려는 충분히 됐고 적절했느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김포공항 문제는 제주도의 문제이기보다는 수도권 서부지역의 핵심적인문제"라며 "수도권 서부지역의 저개발 상태, 그 중에 특히 김포공항으로 인한 예를 들면 고도제한이라든지 또는 소음피해 피해를 받는 주민 수가 360만 명 정도가 된다고 통계적으로 나와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세계적으로 육상교통 중심, 고속전철 중심으로 교통체계가 재편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선 후보 경선에서 같은 공약을 내세웠던 박 후보도 "김포공항의 이전과 스마트 시티로의 대규모 개발, 전체 국토의 효율적인 발전과 교통망 구축은 대통령 후보로서 박용진이 내놓은 안"이라며 "5년 뒤에 다시 대선후보로 나설 생각이기 때문에 이 부분 관련해서는 명확하다"고 밝혔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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