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논문 조작 논란에..신약개발 찬물?

김수진 기자 2022. 8. 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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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김수진 기자]
<앵커> 최근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사들의 주가가 하락한 일이 있었습니다. 알츠하이머 발병 원리를 밝힌 주요 논문이 조작됐다는 의혹에, 현재 개발 중인 치료제들에게 불똥이 튄 겁니다.

자세한 이야기 IT·바이오부 김수진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상황이 정확히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데요, 알츠하이머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한 논문에서 건강한 쥐에게 '아밀로이드 베타(Aβ*56, 아밀로이드 베타 스타 56)'란 단백질을 주입하면 인지장애가 생긴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2006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미네소타대 연구 논문인데요. 해당 논문은 지금까지 나온 알츠하이머 논문 중 가장 많이 인용(2,270건 이상) 되면서 다양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의 기본 가설이 되어 왔습니다. <앵커> 이 논문이 조작됐다는 이야기가 나온거군요?

<기자>네. 해당 논문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역할을 부풀리려고 이미지를 조작했다는 주장이 지난해 처음 제기됐습니다.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해당 논문을 6개월간 분석한 결과, 문제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조작 논란은 진짜가 아닐수도 있지 않나요? <기자> 업계나 의료계에서는 해당 조작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 가설을 기반으로 하는 수많은 개발중인 치매 치료제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주가가 한때 하락했던거군요. <기자> 네.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사용하면 인지기능이 좋아져야 하는데, 현재 개발되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들의 아밀로이드 타겟 항체들이 인지기능 향상 효과를 크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처음 나왔고, '최초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알려진 바이오젠과 에자이의 '아두카누맙' 역시 효능 논란이 있죠. 그러다보니 '아밀로이드 배타 가설 무용론'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이런게 전반적으로 관련 회사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입니다. <앵커> 치료제를 개발 중인 관련 회사도 꽤 많을텐데요. <기자> 치매 정복은 인류의 숙제죠. 그러다보니 전 세계에서 3상 임상 중인 알츠하이머 후보물질만 2021년 기준 40개가 넘습니다. 1,2상은 훨씬 많고요. 일라이릴리, 로슈, 에자이 같은 글로벌 빅파마는 물론 국내사도 알츠하이머 임상 중인 곳이 많습니다. 디앤디파마텍, 메디프론, 아리바이오, 일동제약, 젬백스, 차바이오텍 등 다양합니다. <앵커> 가설 조작이 맞다면 관련 기전을 가지고 있는 후보물질 임상에 문제가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크게 두 가지 이유로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 우세합니다. 현재 개발 중인 치료제는 대부분 '복합 기전'입니다.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 외에도 신경세포 사멸 억제 같은 다양한 기전을 함께 넣어서 개발하기 때문에 큰 문제 없다는 겁니다. 아예 다른 기전으로 개발 중인 곳도 있고요. <앵커> 알츠하이머 치매가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는 만큼, 여러 기전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다른 기전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이거군요? 또 다른 이유는 뭔가요? <기자> 조작된 논문에서 나온 아밀로이드 베타는 '스타 56'이란 종류인데요. 현재 제약사들이 표적하는 아밀로이드 베타는 42라는 종류라 연관성이 낮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 기전과 크게 관련 없는 회사들도, 표적 아밀로이드 종류가 달라 문제 없다는 입장입니다. 관련해 아리바이오 정재준 대표 인터뷰 준비했습니다. [정재준 / 아리바이오 대표 : 대세에 영향이 없다는 쪽이 많은 이유는 뭐냐면 첫째 아밀로이드 종류가 다르다는 것. 그리고 다국적 제약사에서 아밀로이드 가설을 밀고 있는 사람들은 다 42라는 종류와 플라크(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 형성이 주요한 척도라고)를 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현재 미국에서는 알츠하이머협회 국제컨퍼런스(AAIC)가 열리고 있는데요. 컨퍼런스에 참석중인 치매 전문가 서상원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에 따르면, 치매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을 뒷받침하는 수많은 논문들이 있기 때문에 현장에 참석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크게 문제를 삼고 있지 않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앵커> 네,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무사히, 빠른 시일 내에 성공적인 치매 치료제가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김수진 기자 sjpe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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