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19시간 대만 방문 종료..전용기 타고 한국행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출발했다. 펠로시 의장이 탑승한 전용기는 3일(현지시간) 오후 6시1분(한국시간 7시1분)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을 이륙했다. 지난 2일 밤 쑹산공항에 착륙한 지 약 19시간만이다.
대만 연합보·자유시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의 대만 일정은 3일 오전 7시(현지시간·한국시간은 오전 8시) 시작됐다. 주대만미국협회(AIT)를 방문해 직원들과 조찬 모임을 가졌다. 이곳에서 펠로시 의장은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의 류더인(劉德音) 회장과 화상으로 만났다. 자유시보는 “펠로시 의장이 류 회장과의 화상 만남에서 반도체 사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오전 9시 대만 의회인 입법원을 방문해 차이치창(蔡其昌) 입법원 부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대만에 대한 지지는 초당적”이라며 “대만의 평화를 위해 왔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오전 11시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대만 정부가 수여하는 특종대수경운(特種大綬卿雲) 훈장을 받았다.
이후 기자회견에서 펠로시 의장은 “대만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이번 방문은 미국과 대만의 단합을 외부 세계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대만에 대한 약속을 결코 배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대만의 여러 회의 참여를 방해한 것은 매우 분명하지만, 중국은 다른 미국 의원들의 대만 방문을 막을 수 없다”며 중국의 대만 고립 정책을 비판했다.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도 희망했다. 그는 차이 총통을 미국 의회에 초청할 생각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코로나19로 오랜 기간 그런 행사가 없었다”며 “기회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방문으로 대만이 치러야 경제적 대가와 관련해서는 “미 의회에서 통과된 ‘반도체 칩과 과학법’(반도체법)이 대만에 더 나은 경제 교류의 문을 열어줄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말 미 의회를 통과한 반도체법은 미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과 기술적 우위 유지를 위해 2800억 달러(약 364조원)를 투입하는 것이 골자다. 법안이 발효되면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들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견 이후 펠로시 의장은 차이 총통과 오찬을 했다. 대만의 핑궈신문 등에 따르면, 이 자리에는 TSMC의 창업주 장중머우(張忠謀)를 포함해 대만 현지 재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펠로시 의장은 오후 3시18분경 중국 반체제·인권 인사들과 만나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신장위구르와 홍콩의 인권 문제를 건드렸다. 펠로시 의장이 만난 인사는 1989년 중국 천안문 민주화 시위 당시 베이징사범대 학생으로 학생 운동을 주도했던 신장위구르 자치구 출신 우얼카이시(吾爾開希), 지난 2015년 홍콩 퉁뤄완 서점 점장으로 중국 공산당 비판 서적을 취급해 중국 당국에 납치돼 구금됐던 람윙키(林榮基·린룽지) 등이다. 국가 정권 전복 혐의로 중국 당국에 체포돼 5년간 수감됐다 지난 4월 만기 출소한 대만 출신 중국 인권운동가 리밍저(李明哲)도 참석했다.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눈 펠로시 의장은 곧장 쑹산공항으로 이동했다. 5시30분쯤 대만의 주요 인사들과 악수를 나눈 뒤 배웅을 받으며 전용기에 탑승했다. 이후 6시경 공항에서 이륙했다. 비행 시간을 고려하면 펠로시 의장은 한국 시간 오후 9시30분쯤 한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현진영 "아내가 강제로 3년간 정신병원 입원시켰다"…무슨일
- 김부선, 딸 울린 낸시랭에 "그러니 맞고 살지 이 X아"…무슨일
- "아산병원 간호사 죽음, 이유는…" 실명 밝힌 의사 장문의 글
- 우영우 '장애인 찐사랑' 현실선...관계 후 만원 주며 "과자 사라"
- [단독]김종인, 尹취임날 이준석에 "미국서 사회과학 공부하라"
- 이대로면 시즌 67홈런…그를 ‘저지’할 자 없다
- "좀 깎아줘요" 무릎 꿇은 나영석…'뒤집힌 갑을'이 MZ 홀렸다
- 수상한 7조 '대북송금설'까지 나왔다…국정원도 내사, 무슨 일 [Law談스페셜]
- 왜 美전투기 아닌 한국 택했나…폴란드는 '나치 악몽' 기억했다 [Focus 인사이드]
- 잡초인줄 알고 뽑았는데 "심봤다"…남이섬 직원 발견한 산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