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대만 방문 파장, 한국에도 불똥..정부 "북·중 동향 예의주시"

김영선,정우진 2022. 8. 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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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중국이 군사훈련까지 동원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면서 우리 정부도 관련 동향 및 한국에 미칠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파렴치한 내정간섭 행위"라고 비난하며 중국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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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군사훈련으로 동북아 긴장 고조
北, 혼란 틈타 도발 재개할 수도
아시아를 순방 중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오른쪽)이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 도착해 조지프 우(吳釗燮) 대만 외무장관의 환영을 받고 있다. 중국의 강력한 반발 속에 대만을 방문한 펠로시 의장은 1997년 이후 25년 만에 대만을 찾은 최고위급 미국 인사다. 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중국이 군사훈련까지 동원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면서 우리 정부도 관련 동향 및 한국에 미칠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반도 인근에서 벌어지는 일인 데다 펠로시 의장이 3일 대만 방문을 마친 뒤 곧장 한국을 찾는 등 연장선에 있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중국의 군사훈련으로 동북아 역내 긴장이 높아지면서 자칫 군사적 충돌과 같은 돌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군은 4~7일 대만 해역 및 공역에서 실탄사격을 포함한 중요 군사훈련을 벌인다. 중국은 이 기간 선박과 항공기는 해당 지역에 진입하지 말라고 국제사회에 알렸다.

미·중 간 군사적 충돌이 벌어지더라도 우리 군이 직접 개입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군 당국도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식의 조치는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충돌 발생 시 미국 측이 비군사적 지원을 요청하거나 주한미군 차출을 검토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날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의 화상 대화에서도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상황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군은 특히 북한의 동향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북한이 미·중 갈등으로 어수선한 상황을 틈타 무력시위를 재개할 수 있어서다. 군 관계자는 “펠로시 의장이 한국을 방문할 때 북한의 반응 등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 당국도 “상황을 상당히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대만을 둘러싼 상황이 유동적이고, 이것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을 시시각각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다른 나라와 관계된 민감한 사안인 만큼 직접적인 견해 표명은 자제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대화와 협력을 통해 양안 관계가 평화적으로 발전해가길 희망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북한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파렴치한 내정간섭 행위”라고 비난하며 중국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타국 현안에 대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공식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최근 미국회 하원의장의 대만 행각 문제가 국제사회의 커다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현 상황은 미국의 파렴치한 내정간섭 행위와 의도적인 정치군사적 도발 책동이야말로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해치는 화근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장성 강화와 통일위업 수행을 저해하려는 미국의 기도는 좌절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즉각 중국을 두둔함으로써 핵 문제로 대립 중인 미국과의 대결 구도를 부각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밀착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핵실험 등 향후 도발 일정에 있어 중국을 확실한 우군으로 삼아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 등을 피해가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김영선 정우진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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