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층' SK하이닉스, '대용량' 삼성전자..세계가 주목한 'K-반도체'
세계 최대의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행사에서 ‘K-반도체’가 한 차원 높은 기술로 주목받았다. SK하이닉스는 238단 낸드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고, 삼성전자는 서버의 저장공간을 기존보다 5배가량 늘린 1페타(1000조) 바이트급 스토리지 솔루션을 내놓았다.
SK하이닉스 ‘현존 최고층’ 238단 낸드
SK하이닉스는 2일(현지시간)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개막한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2’(FMS 2022)에서 ‘238단 512기가비트 TLC 4D 낸드플래시’를 선보였다. 현존하는 메모리 반도체 중 최고층이다. 지금까지는 지난달 27일 미국 마이크론이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힌 232단 낸드가 최고층이었다.
낸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남는 비휘발성 반도체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의 층수를 ‘단(段)’이라고 하는데, 238단 낸드는 셀을 238겹 쌓아 올렸다는 의미다. 업계에서 200단 이상은 ‘꿈의 기술’로 불린다. TLC는 셀 한 개에 3비트(8개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저장 용량은 커졌지만, 고난도 설계 기술을 적용해 제품 크기는 세계에서 가장 작게 구현했다. 이에 따라 성능과 효율은 높아졌다. 회사 관계자는 “데이터 전송 속도는 초당 2.4Gb로 기존 176단보다 50%가량 빨라졌고, 칩이 데이터를 읽을 때 쓰는 에너지 사용량은 21% 줄었다”고 말했다.
최정달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이로써 원가·성능·품질 측면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내년 상반기 PC 저장장치인 cSSD에 들어가는 238단 제품을 먼저 양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철성 서울대 석좌교수는 이에 대해 “현재 업계가 주로 양산하는 제품은 128단이다. 그만큼 고난도 기술을 구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은 ‘1000조 바이트’ 획기적 용량
삼성전자는 적층 기술보다는 데이터 저장·처리·관리 관련한 기술 진보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선보인 ‘페타바이트 스토리지’는 저장 용량을 1000조 바이트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폼팩터와 스택 구조를 갖췄다. 1페타바이트는 영화(약 6GB) 17만4000여 편을 담을 수 있는 용량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최대 200테라바이트 수준의 스토리지를 구축, 운영해 왔는데 이보다 5배가량 늘어난 솔루션”이라며 “쉽게 말해 저장 단위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머신러닝(ML)·빅데이터 등이 급성장하면서 대용량 메모리가 필수 요소로 등장했고, 이에 맞춘 반도체 기술을 내놨다는 설명이다.
삼성은 이날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메모리 시맨틱 SSD’도 공개했다. 기존 SSD보다 데이터 읽기·응답 속도를 최대 20배까지 향상시켰다.
최진혁 삼성전자 부사장은 “AI·메타버스·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 등이 확대되면서 산업 지형이 데이터 중심으로 바뀌는 ‘데이터 중력’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삼성은 데이터의 이동·저장·처리 분야에 맞는 혁신적인 반도체 솔루션을 제공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은 “메모리 업계의 기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고객 지향형 마케팅 전략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달 2~4일(현지시간) 열리는 플래시 메모리 서밋은 세계 최대의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행사로 꼽힌다. 2005년 처음 시작했으며 미국 전시업체인 콘퍼런스콘셉트가 주최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점유율 35.5%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일본 키옥시아(19%), SK하이닉스(18.1%), 미국 웨스턴디지털(12.2%) 순이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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