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 하나는 기가 막힌다"..홍준표 휴가에도 '손가락 훈수' 왜
Q : 국민의힘 당헌·당규 교체계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 꿈’ 이용자)
A : 그러다가 더 어려워지는데. (홍준표 대구시장)
홍 시장은 휴가 중인 3일도 ‘손가락 훈수’를 쉬지 않았다. 자신이 만든 청년 온라인 플랫폼에 등장해 질문을 확인하고 답을 남겼다. 그는 전날 올라온 ‘이준석 대표 좀 말려주십시오’라는 글에도 “저러면 자업자득 될 수도”라고 적었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돌입한 국민의힘에 홍 시장이 연일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속 시원하다는 의미로 자칭 ‘홍카콜라(홍준표+코카콜라)’를 표방한 그는 이준석 대표 징계, 권성동 직대행 체제 붕괴, 비대위 전환 등 당 내홍 국면에서 자기만의 칼라를 부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좀 더 성숙해져서 돌아오라”(7월 10일), “윤핵관들의 행태도 짜증 난다”(7월 17일), “왜 꼼수에 샛길로만 찾아가려고 하나”(지난 1일) 등 거침없는 직설 화법이 홍 시장의 주특기다. “그늘진 곳을 보살피는 것이 영부인의 역할”(7월 21일), “대통령도 사람이다”(7월 27일) 등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내외 언급을 서슴지 않았다. 지난달 28일에는 ‘라스푸틴’, ‘노욕의 점성술’을 거론하며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정면 공격하기도 했다.
이런 홍 시장을 바라보는 당내 시선은 명암이 교차한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당 상황이 하도 엉망이다 보니 옛 ‘독불장군’(홍 시장 별명)의 훈수가 요즘은 가장 맞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며 “원래 홍 시장이 촉 하나는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의원은 “대구시장에 나가면서 ‘일체 중앙정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게 불과 두 달 전인데, 여의도를 떠나 있으니 지방에서 훈수만 두고 주목받는데 재미가 붙은 모양”이라고 냉소했다.
이번 비대위 국면의 불을 당긴 배현진 의원과 홍 시장의 관계도 화제다. 배 의원은 당내 대표적 ‘홍준표 키즈’였지만 대선 경선 직후 윤석열 캠프에 합류했다. 최근에는 당내 ‘신(新)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며 친윤 정체성 쌓기에 몰두하고 있다. 배 의원이 지난달 29일 최고위원 중 가장 먼저 사퇴 의사를 밝히고 2일 친윤 주도의 비대위 전환 표결에 참여하자 홍 시장은“정치인은 사퇴 선언을 하는 순간 그 직을 상실한다”고 정면 비난했다.
홍 시장은 과거 최고위원 줄사퇴로 대표 퇴진이라는 아픔을 겪은 장본인이다. 2011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당시 유승민·원희룡·남경필 등 최고위원들이 당 쇄신을 요구하며 잇따라 사퇴해 홍 대표가 물러나고 ‘박근혜 비대위’가 들어섰다. 여권 관계자는 “지방에서 당 내홍을 바라보는 복잡미묘한 심경에 옛 트라우마가 겹쳐 목소리가 더 커지는 것 아니겠나”라며 “홍 시장이 경선에서 진 뒤 ‘원팀’이라며 대구 선대위 고문을 맡긴 했지만, 그가 진짜 윤 대통령의 선거를 도왔다고 보는 사람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홍 시장을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파워풀 대구’를 만든다더니 여의도만 바라본다”(대구시당 관계자)는 불만도 나온다. 홍 시장은 지난달 27일 청년의꿈 게시판에 ‘하방(下放)하면 중앙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더니 이런저런 말을 하는 건 이상하다’는 글이 올라오자 “어처구니없는 지적이다.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을 도울 때”라면서 “(중앙정치 품평은) 나라를 위해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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