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에도 2천억 쓴 FC바르셀로나, 알고보니 '영끌'

박린 2022. 8. 3. 16:2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FC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레반도프스키(오른쪽)가 지난달 20일 라포르타 회장과 새 유니폼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올여름 유럽축구 이적시장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쓴 구단은 레알 마드리드도, 맨체스터시티도 아닌 FC바르셀로나(스페인)다. 바르셀로나는 바이에른 뮌헨 공격수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리즈 유나이티드 공격수 하피냐, 세비야 수비수 쥘 쿤테 등을 영입하기 위해 1억5300만 유로(2041억원)를 썼다. FA(자유계약선수) AC밀란 미드필더 프랑크 케시에, 첼시 수비수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까지 특급선수만 5명 데려왔다.

트랜스퍼 마르크트에 따르면 바르셀로나는 레반도프스키, 하피냐, 쿤테 등 영입을 위해 1억5300만 유로(2041억원)를 썼다. 올여름 유럽프로축구 팀 중 가장 많은 지출이다. 트랜스퍼마르크트 인스타그램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바르셀로나는 채무가 1조원이 넘을 만큼 재정난이 심각했다. 작년 8월에 ‘레전드’ 리오넬 메시마저 파리생제르맹으로 떠나 보냈다. 그랬던 바르셀로나가 올여름 선수 영입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다. 바이에른 뮌헨의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돈이 없는데도 원하는 선수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유일한 팀”이라며 의아해 할 정도다. 그렇다면 바르셀로나는 자금을 어떻게 조달했을까.

급전을 당긴 ‘영끌’이었다. 바르셀로나는 부채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제적인 ‘레버(levers)’를 3차례나 했다. 지난달 미국 투자회사인 식스스 스트리트(Sixth Street)에 향후 25년간 TV 미디어권 10%를 팔았다. 선수들 연봉 지급을 위한 충분한 자금 확보를 위해 같은 회사에 TV 미디어권 15%를 추가 판매했다. 미디어권 총 25%를 넘기며 5억2200만 유로(6961억원)를 모았다.

새 선수 등록을 위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샐러리 제한(구단 수입 대비 연봉총액상한제)을 해결해야 했다. 그래서 지난 1일 바르셀로나 스튜디오의 지분 25%를 1억 유로(1333억원)에 소시오스(Socios)에 매각했다. 앞서 바르셀로나는 지난 3월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와 유니폼 스폰서십과 홈구장 명명권 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바르셀로나 팬들이 응원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바르셀로나는 자산을 매각하더라도 당장 전력을 강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했다. 프리메라리가와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성적을 내야 상금과 중계권료, 입장수입을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생각이다. 지난 2시즌간 리그 3위, 2위에 그친 바르셀로나는 우승 타이틀을 놓고 다시 경쟁할 수 있는 스쿼드를 확보했다.

후안 라포르타 바르셀로나 회장은 올여름 초 “중환자실에서 더 많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실로 옮겨 곧 퇴원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새 선수 영입을 위해 현금을 쓰겠다는 의미였다. 라포르타 회장은 언젠가 메시를 다시 데려오는 큰 그림까지 그리고 있다.

바르셀로나 레반도프스키(왼쪽)과 하피냐(오른쪽)가 지난달 23일 미국에서 열린 프리시즌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공격을 펼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다만 바르셀로나의 광폭 행보를 두고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2일 스페인 매체 아스는 “바르셀로나는 미래의 잠재적 수입원을 잃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TV 미디어권 25%를 매각하는 게 다음 시즌 4000만 유로(533억원) 정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보지만, 바르셀로나 회장은 경기장에서 결과가 나온다면 상업적인 가치를 높여 다른 수입원을 찾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바르셀로나는 전력 외 선수들을 판매해 자금을 마련하려 한다. 바르셀로나는 마르틴 브레이스웨이트, 멤피스 데파이, 프렌키 더 용, 네토, 사무엘 움티티, 리키 푸츠를 내보내길 원한다. 문제는 선수들이 바르셀로나를 떠나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끄는 바르셀로나는 빚을 갚기 위해 반드시 새 시즌에 성적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바르셀로나는 지난달 2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프리시즌 경기에서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를 1-0으로 꺾은 바 있다. 새로 영입한 하피냐가 결승골을 뽑아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