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비 결정한 '놀면 뭐하니', 유재석 말고 필요한 건
[김상화 기자]
▲ MBC <놀면 뭐하니?>, SBS <런닝맨> 이미지 |
ⓒ MBC, SBS |
지상파 TV 주말 예능을 대표하는 MBC <놀면 뭐하니?>와 SBS <런닝맨>이 각각 변화의 기로에 놓였다. <놀면 뭐하니?>는 오는 6일 WSG워너비 콘서트 2부 이후 3주간 휴방에 돌입한다고 지난 2일 발표했다. <런닝맨>은 기존 최보필 PD가 물러나고 최형인 PD 체제로 변화를 예고했다.
각각 토, 일요일 양사의 인기 예능이자 유재석, 하하라는 출연진의 공통 분모를 지닌 점에서도 관심을 모으는 이들 프로그램의 내부 변동은 2022년 하반기 지상파 TV 예능의 또 다른 흥밋거리를 예고하고 있다.
▲ MBC <놀면 뭐하니?> 이미지 |
ⓒ MBC |
<놀면 뭐하니?>는 3주간 스페셜 방송으로 잠시 휴식기를 가지면서 멤버 충원 여부, 다양한 특집 마련에 대한 고민을 갖겠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놀면 뭐하니?>가 장기 휴방에 돌입하는 건 2021년 7~8월 여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이다. 하지만 지난해와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 작년엔 도쿄 올림픽이 맞물려 있다보니 주요 종목 생중계로 의한 결방을 피하기 어려운 복합적 요인이 존재했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요소 없이 철저히 '재정비'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 12월을 끝으로 제작진 교체 및 5인 체제로 <놀면 뭐하니?>는 변화에 돌입했지만 그 효과에 대해선 여전히 설왕설래, 의문을 자아내왔다. 1~3월에 걸쳐선 멤버들이 번갈아 코로나 확진이 되면서 기존 마련해둔 아이템을 포기하는 일도 잦았고 완전체가 간신히 모인 이후 나온 기획물들은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4월 중순부터 시작된 WSG워너비 프로젝트는 음원의 대성공에도 불구하고 4개월에 가까운 장기 방영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의견도 다수 존재했다.
유재석 1인 중심의 부캐(부캐릭터) 역할극, 음악 예능 중심에서 5인 체제로 판을 넓히긴 했지만 기대 만큼의 시너지 효과로 연결되지 못했고 탄탄하지 못한 기획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이에 <놀면 뭐하니?>는 방송을 3주 쉬는 쉽지 않은 결단 속에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 SBS <런닝맨> 이미지 |
ⓒ SBS |
<런닝맨>은 2년 6개월여 만에 메인 연출자의 변동이 찾아왔다. 지난 2020년 3월 부터 이끌어온 최보필 PD가 이달 말까지만 담당하고 휴식, 새 프로그램 기획을 위해 하차를 선택했다. 후임자로는 역시 <런닝맨>을 담당해 온 최형인 PD가 낙점되었다. 역대 런닝맨 메인 연출자로는 처음 여성 PD가 선택되면서 이 프로그램 또한 일부 변화의 바람이 예상된다.
그동안 <런닝맨>은 원년 연출자 조효진 PD를 비롯해서 정철민(tvN <식스센스>), 현재의 최보필 등 재능 많은 예능 기획자들을 다수 배출해 온 SBS 간판 프로그램이었다. 인기의 부침 속에서도 굳건히 성원을 보내준 국내외 시청자들의 든든한 존재감에 힘을 얻어 무려 12년간 일요일 오후를 책임져왔다. TV 시청률은 예전 같지 않지만 OTT 및 유튜브에선 여전히 첫 손에 꼽힐 만큼 탄탄한 지지를 받았다.
기존 멤버들과 꾸준히 호흡을 맞춘 인물이 후임으로 부임하기에 대대적인 개편보다는 소소한 부분의 작은 변화 정도가 예상된다. 다만 <런닝맨> 그간의 흐름을 살펴보면 담당자의 변경이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간에 일정 범위의 차이를 만들어 왔기에 이번 연출자 교체 역시 그런 방향의 흐름으로 이어지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 MBC <놀면 뭐하니?>, SBS <런닝맨> 이미지 |
ⓒ MBC, SBS |
지상파 주말 예능들마다 처한 현실은 제 각각이지만 고민의 공통 분모는 비슷해보인다. 예전 같지 않은 시청률, 화제성을 여러 차례 경험하는 동안 확실한 재미를 요구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 간다는 것이다. <놀면 뭐하니?>로선 멤버 충원을 직접적으로 언급했기에 유재석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의 변화는 불가피해보인다. 음악 예능 일변도에서 벗어난 공격적인 기획이 필요한 것도 그 때문이다.
올해 초 <런닝맨>과의 컬래버레이션 언급, 추진 등으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지만 코로나 및 기타 제반 여건, 문제로 거의 흐지부지되고 있는 양대 프로그램의 합작 같은 과감한 행동이 지금이야 말로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젊은 피 수혈 또한 필연적인 선택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한도전> 시절의 하하, 정준하 등이 고군분투하긴 했지만 추가된 인원수에 비례한 재미 확보에 물음표가 붙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런 분도 여기 멤버로 나오네?"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획기적인 시도가 필요하다.
이는 <런닝맨> 역시 마찬가지다. 추가적인 인원 확보까진 아니더라도 출연진 개개인의 강점을 살린 오프닝 토크부터 레이스에 이르는 고유의 아이템 뿐만 아니라 그간 해보지 않았던 소재를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여기엔 멤버들의 적극적인 협조 역시 절실히 요구된다.
'꼬리 잡기 레이스'로 진행된 지난 7월 31일 방영분만 하더라도 용두사미식 결말로 인해 일부 시청자들의 쓴소리가 이어진 바 있었다. 유재석 혼자만 무더위 속 열심히 뛰어 다닐 뿐 몇몇 멤버들은 무성의하게 움직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그것이다.
장기 예능 프로그램일수록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매너리즘'임을 감안할 때 <런닝맨>으로선 앞서 거론되었던 <놀면 뭐하니> 컬래버레이션 재추진뿐만 아니라 출연자, 연출진의 보다 능동적인 움직임이 덧붙여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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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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