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의 작전판] 무리치와 투톱, 이강인에게 찾아온 기회

한준 기자 2022. 8. 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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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마요르카).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지난 2021/2022시즌 후반기, 스페인 라리가 강등 위기에 처한 마요르카는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 부임 후 스리백에 투톱을 기반으로 전술이 바뀌며 이강인의 입지가 좁아졌다.  2022/2023시즌 아기레 감독은 마요르카를 잔류 시키는 데 성공했고, 여전히 3-5-2 포메이션으로 프리시즌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이강인에게 기회의 빛이 보이고 있다.


이강인은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기간 치른 카타르 대표팀과 평가전, 제노아와 평가전에 연이어 선발 출전했다. 지난 시즌 잔류 일등공신인 코소보 대표 공격수 베다드 무리치가 완전 이적으로 합류한 뒤 첫 경기였던 스포르팅 히혼과 홈 경기에는 후반에 출전했으나 무리치와 함께 교체 투입됐다. 무리치와 좋은 호흡을 보이며 돋보이는 플레이를 펼쳤다.


이어 지난 31일에는 김민재가 입단한 나폴리와 이탈리아 카스텔 디 산그로에서 치른 평가전에 후반 45분을 소화했다. 이 경기에도 이강인은 무리치와 함께 들어가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다.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골키퍼와 수비수들의 빌드업을 괴롭혔고, 2선으로 내려와 공을 받아 주고 운반하며 연결하는 전방의 플레이메이커로 뛰었다.


마요르카의 새 시즌 플랜A인 3-5-2 포메이션에서 이강인의 자리는 스트라이커 내지 공격형 미드필더로 분류할 수 있다. 마요르카는 일본 미드필더 구보 다케후사가 임대 기간 만료 후 레알 소시에다드로 완전 이적했고, 베테랑 중앙 미드필더 살바 세비야가 알라베스로 떠나면서 2선과 중앙 지역에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자원이 줄었다.


마요르카의 주전 투톱 조합은 장신 무리치와 골잡이 앙헬 로드리게스로 점쳐진다. 무리치가 포스트 플레이를 펼치며 생긴 공간을 앙헬이 활용하는 조합이다. 아브돈 프라츠는 또 다른 9번 유형 공격수로 무리치의 백업 자원이다. 이강인은 앙헬과 무리치의 파트너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이강인은 무리치가 득점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유형의 파트너다.


무리치는 194cm의 큰 키를 바탕으로 압도적인 공중볼 승률을 자랑하는 스트라이커다. 하지만 발 밑도 나쁘지 않고 주고 받는 연계 플레이도 준수하다. 공이 없을 때 위치 선정도 좋아 이강인과 합이 좋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도 이강인이 공격 강화를 위해 투입될 때 무리치와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 이강인은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으나 아기레 감독으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았다.


투톱 뒤를 받치는 공격형 미드필더는 지난 시즌에도 주전으로 활약한 다니 로드리게스가 기용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강인은 다니의 자리도 커버할 수 있다. 다니는 윙포워드로도 뛸 수 있어 이강인과 나란히 뛰면서 서로 위치를 바꿔가며 공격을 전개할 수 있다. 현재 마요르카의 공격 구조는 이강인의 능력을 십분활용할 수 있다.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로 클렝망 그르니에와 로드리고 바타글리아가 주전이다. 그르니에는 세비야가 담당하던 중원 조율사 역할을 맡고, 바타글리아는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한다. 좌우 윙백 자우메 코스타와 파블로 마페오가 측면 공격을 담당하고, 새로 계약한 코페테가 기존 센터백 자원 라이요, 발렌트와 스리백을 구성한다. 골문은 세르비아 대표 골키퍼 프레드락 라이코비치가 가세했다.


전천후 미드필더 안토니오 산체스, 가나 대표 수비형 미드필더 이드리수 바바, 우루과이 출신 라이트백 조반니 곤살레스 등 중원과 측면 뎁스를 갖춘 마요르카의 2022/2023시즌 목표는 지난 시즌보다 안정적으로 라리가에 잔류하는 것이다. 이강인은 이 미션을 달성하는 과정에 마요르카에서 가장 창의적인 역할을 맡는다. 팀의 전담 세트피스 키커이기도 하다.


최근 출전한 경기에서 이강인은 경기 운영 템포와 물리적인 속도 모두 빨라져 이전의 숙제를 해결한 모습이다. 본래 갖고 있던 시야와 패스, 예리한 왼발 킥 능력에 전방 수비력와 피지컬 능력이 보완되면서 아기레 감독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마요르카와 계약이 아직 3년 남은 이강인은 이탈리아, 네덜란드, 포르투갈 리그의 제안이 있었으나 자신이 성장한 라리가에서 증명하고 성공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더 성숙하고 여유로워진 모습으로 프리시즌을 소화 중인 이강인이 마침내 'U-20 월드컵 골든볼' 수상자의 잠재력을 현실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마요르카 공식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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