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순애, '내년 3월 장관 관둘 수 있다' 발언"

이도경 2022. 8. 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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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 직후 대학 총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내년 3월 대학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 해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라는 중책을 맡은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대학 복귀' 발언을 한 게 사실이라면, 무책임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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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8일 지방대 총장 간담회서
'내년 3월 대학 복귀' 취지 발언
교육부 "비공개 간담회 내용 확인 못해줘"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학연령 하향 관련 학부모 의견 수렴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한결 기자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 직후 대학 총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내년 3월 대학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부총리직을 8개월만 수행하고 내년 새 학기에 교수로 복귀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동석했던 일부 대학 총장은 새 정부 첫 교육 수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복수의 대학 총장에 따르면 문제의 발언은 박 부총리 취임 사흘 뒤인 지난달 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열린 ‘7개 권역 대학 총장협의회 연합’(이하 총장 연합) 간담회에서 나왔다. 총장 연합은 전국 비수도권 127개 대학 총장들로 구성된 협의체다. 당시 비수도권대학 총장들은 교육부가 추진하는 수도권 반도체 학과 증원에 반대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박 부총리와의 간담회를 가졌다.

한 대학 총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부총리가 간담회에서) 내년 3월쯤 그만둔다는 얘기를 꺼냈다. 그러자 (참석자들이) ‘그건 말이 안 된다. 장관에 올랐으면 책임지고 소명을 다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비판했고, 이에 박 부총리가 ‘저는 행동이 빠른 사람’이라고 대답한 걸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이어 “(박 부총리가) 간결하게 모든 일을 잘 정리해서 나가겠다는 생각을 할 수는 있겠지만 8개월 만에 완벽해지는 교육 정책이란 없다. 게다가 공식 석상에서 그런 발언은 상식적이지 않다. 그런 자세를 갖고 있으니 이후 나오는 게(정책) 졸속 비판을 받는 게 아니겠나”고 비판했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다른 총장은 “(박 부총리의 내년 3월 대학 복귀 발언이) 황당해서 기억하고 있다. 이 발언이 실제 그만둔다는 소리인지, 다른 의도로 한 말인지, 혹은 박 부총리 특유의 화법인지를 두고 다른 총장들과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선 박 부총리가 실제 한시적 임기 수행 관련 언질을 받았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인철 부총리 후보자 낙마 뒤 교육 수장 장기 공백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박 부총리가 급하게 구원투수로 투입됐다는 말이 교육부 안팎에서 나돌기도 했다. 그렇다 해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라는 중책을 맡은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대학 복귀’ 발언을 한 게 사실이라면, 무책임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부총리가 총장들 앞에서 자신은 직에 연연하지 않고 지방대 살리기 등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발언한 게 와전됐을 가능성도 있다. 당시 간담회는 수도권 대학의 정원 확대 방침에 항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비수도권 총장 일부가 간담회장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전반적으로 격앙된 분위기였다.

국민일보는 박 부총리의 해당 발언이 실제 있었는지, 취지는 무엇인지 등을 문의했지만, 교육부는 “해당 간담회는 공식 간담회였지만 비공개 자리였기 때문에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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